[뉴스토마토 송종호기자]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에 입주해 있는 금융위원회가 건물이전 문제를 놓고 여러가지 잡음을 빚고 있다.
후보지 중 하나인 금융투자협회에서 협회노조가 격렬히 반대하자 금융위는 계약기간이 남은 금투협 파견 직원을 돌려보내고, 5월로 예정된 금융위원장배 축구대회에 금투협이 납부한 참가비 120만원을 돌려줬다.
금융위가 금투협에 '괘씸죄'를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논란이 일자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주 기자들과 만나 "최초에 이전 계획을 검토할 때 광화문과 과천을 다 알아봤다"며 "(비는 공간은) 청단위의 서울 사무소 등이 들어가는 등 건물 입주와 관련해 교통정리가 돼 있어 다른 곳을 알아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자가 행정안전부에 확인한 결과 중앙청사와 과천청사에 올해 말 새로 이전하는 기관은 각각 14개로 정원은 3012명, 4321명이다. 현재 사용인원이 각각 5175명, 5481명임을 감안하면 200여명의 금융위 직원이 중앙청사나 과천청사에 입주하기에 충분하다.
이와 관련 한 청와대 관계자는 "과천이나 광화문으로 금융위가 이전을 검토해도 좋으련만..."이라며 금융위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밝힌 추 부위원장의 말을 기자가 전하자, 청와대 관계자는 "무슨"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추 부위원장의 발언에 진정성이 의심되는 이유다.
업무의 밀접성으로 인해 금융위와 금감원이 같은 지역인 '여의도'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에도 문제점이 많다.
금융위가 금감원에 내는 한 해 임대료는 18억원이다. 반면 금융위에 전세를 내준 금감원은 공간이 부족해 옆 건물인 하나대투증권에 한 해 25억원의 임대료를 내며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 여의도 어느 공간이든 금융위가 입주할 경우 이런 기형적인 임대료 지불은 불가피하다.
아울러 현 정부 내내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에 손발이 맞지 않고 신경전을 벌여온 사안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같은 건물을 사용해 업무 효율성이 높다는 논리가 무색한 이유다. 솔직히 두 기관이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좋을 사람은 취재하기 편한 기자들 밖에 없다.
매일 매시간 금감원 1층 로비에는 많은 민원인들이 몰려있다. 그들 대부분은 금감원 민원인이지, 신분검사를 하고 출입증을 받아야 하는 금융위를 찾을 일은 없는 사람들이다.
정부 중앙청사와 과천청사 모두 충분한 공간이 있고, 청와대 관계자도 금융위의 정부청사로의 이전이 해결 방법이라는데, 금융위가 여의도를 고집하는 까닭을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