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공정방송 촉구’, ‘낙하산 사장 퇴진’을 내걸고 시작된 MBCㆍKBSㆍYTN 등의 방송사 파업이 언론사 연대 파업을 넘어 '정권 심판론'으로 번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김영훈)은 25일 오후 1시 서울광장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리해고 중단’, ‘한미FTA 폐기’, ‘KTX 민영화 저지’와 함께 ‘공정방송 쟁취’를 4대 구호에 포함시켰다.
공정방송 문제를 범사회적 이슈로 꺼내든 셈이다.
◇언론사 한목소리 “공정보도 촉구”
지난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강택, 이하 언론노조)이 주최한 ‘언론노동자 총궐기대회’에는 파업 중인 언론사뿐 아니라 다른 지상파방송사도 이른바 ‘블랙투쟁’으로 동참의사를 표시했다.
이날 하루 동안 SBS, OBS 앵커와 기자들은 검은 색 옷을 입고 뉴스를 진행하거나 ‘스탠딩’을 하는 식으로 보도투쟁에 동참했다.
CBS는 '김현정의 뉴스쇼', '김미화의 여러분' 등 라디오시사프로그램에서 방송사 파업을 다루고, 파업 지지 문구를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노출시켰다.
방송사가 이처럼 연대파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09년 ‘미디어법 반대 투쟁’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주목할 사실은 당시 미디어법 반대 투쟁이 언론노조가 중심이 돼 하향식으로 이뤄졌다면, 이번 파업은 각 사업장에서 개별 파업이 이뤄지다 한목소리로 모아지는 형국이라는 점이다.
미디어렙법 제정 전후로 각 사 이해관계가 부딪혔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공정보도’라는 대승적 깃발 아래 대다수 방송사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간 지날수록 각계각층 연대 ‘확산’
가장 먼저 파업을 개시한 MBC 노조는 25일 현재 파업 56일째를 맞고 있다.
이는 MBC 파업의 최장기록으로 남아있는 지난 1992년 '52일 파업'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통상 파업이 장기화 되면 노조에 불리해지기 마련이지만, MBC 노조의 파업은 동력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이탈자가 없는 것은 물론, 보직간부들까지 동참하는 등 50일 넘는 기간에도 파업인력이 세를 불리고 있다.
KBS, YTN, 연합뉴스가 시차를 두고 ‘공정방송 촉구’, ‘낙하산 사장 퇴진’ 투쟁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들 파업에 영화인들, 법조인들이 지지의사를 표시한 데다 파업 초기 노조의 순수성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던 누리꾼과 시민들도 이들이 파업기간 제작ㆍ유포하는 뉴스(‘제대로 뉴스데스크’, ‘파워업 PD수첩’, ‘리셋 KBS뉴스9’)에 열광하면서 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적정성과는 별개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당은 공공연히 선거 이후 현 정부 언론정책에 대한 ‘심판’을 공언하고 있다.
정부ㆍ여당은 방송사 파업은 ‘사내문제’라면서 선을 긋고 있지만, 업계 이목은 파업이 선거기간까지 이어질지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