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유동천 제일저축은행장(구속기소)이 요즘 자신의 재판 받느라,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관련자들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느라 옥중에서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촌처남 김재홍 KT&G 복지재단 이사장(구속기소), 김택기 전 열린우리당 의원, 정형근 전 한나라당(현 새나라당) 의원 등은 모두 유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유 회장은 다음 달 10일 열리는 정 전 의원의 재판에 증인으로, 17일에는 김택기 전 의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유 회장은 또 다음 달 27일에는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의 전 보좌관 박배수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유 회장 본인 재판의 공판기일도 다음 달 6일로 잡혀 있다.
이 때문에 공판 담당검사는 유 회장의 재판출석 일정 목록을 직접 챙긴다.
금품을 건넨 당사자인 유 회장의 증언이 '돈을 건네받은' 이를 맡은 해당 재판부의 심리상 필요하기 때문에 재판부별 출석 일정이 서로 겹치는 일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다.
지난 22일 열린 정 전 의원과 박씨 등의 공판에서는 재판부와 검찰이 다음기일을 잡기 전에 유 회장의 타재판부 출석 일정을 확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검찰이 정 전 의원의 재판에서 유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하자 재판부는 "유 회장은 본인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 타재판부의 증인으로 불려다니던데 언제쯤 나올 수 있는지 아는가"라고 검찰 측에 물었다. 이에 검찰은 "(유 회장에 대한)재판 일정표를 가지고 있다"고 답변했다.
유 회장 자신도 정 전 의원의 재판이 열리기 직전 바로 옆 법정에서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같은 날 열린 박씨의 재판에서도 유 회장이 검찰 측 증인으로 신청되자 재판부는 "유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타재판부의 일정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법원 내부 컴퓨터로 직접 재판일정을 확인한 이후, 유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기일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