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형평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활황기를 보내는 지방이 DTI규제를 받지 않는 반면 장기 침체기를 겪고 있는 수도권은 DTI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DTI에 따른 지역별 대출 규제는 수도권 60%, 서울 50%가 적용된다. 특히 강남3구는 전국에서 유일한 투기지역으로 DTI와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의 40%로 강화 적용된다. 지방은 DTI규제를 받지 않는다.
또한 DTI는 일반주택에 대해서만 적용될 뿐 신규 분양의 집단 대출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늘어나는 가계부채 문제로 DTI 규제를 해제·완화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정부 입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한 부동산전문가는 “부산을 중심으로 한 지방부동산시장은 최근 얼마나 큰 호황을 누렸는가, 매매가는 몇 십 퍼센트씩 오르고, 분양은 불패 중이다”며 “하지만 지방은 DTI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출은 지방에 늘어나는데 왜 수도권만 규제하나”
실제 한국은행의 최근 3년간 전년대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보면 2009년 22억7494억억을 기록했던 수도권 대출 증가액은 2010년 15조1203억원, 2011년엔 13조4597억원으로 증가율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방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009년 4조5677억원, 2010년 9조2206억원, 2011년 15조7295억원으로 급증했다. 수도권보다 지방의 주택담보 대출 증가액이 더 많아졌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DTI는 수도권에만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09년~2011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1.3% 떨어진 반면 지방4대광역시는 24.2% 상승했다.
◇“DTI는 투기 억제 수단, 수도권 실수요자 피해”
정부의 DTI 규제로 대출 부족으로 집을 사야지 못하는 실수요자 피해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1월~3월 서울시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8479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1만8571건에 비해 55% 감소했다. 지난 해 1월~3월은 8.29대책에 따라 DTI규제가 한시적 완화된 시기다.
이 시기 투자성향이 강한 ‘강남3구’(3452건→1583건)는 물론 실거주자 중심 거주지역인 ‘도·노·강’마저 (3019건→1363건) 거래량은 각각 55% 급감했다.
노원구 굿모닝 공인 관계자는 "실수요자라고 수억원씩하는 아파트를 대출없이 살 수 없다. 전셋값이 치솟자 집을 장만하고 싶지만 자금이 부족해 매수를 미루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부동산연구소 최성호 실장은 “원래 DTI가 투기세력을 잡기 위해 도입된 것인데 실수요자의 주택 거래까지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작동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