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민간인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에서 자신이 '몸통'이라고 칭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이 31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한 이 전 비서관은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라는 말만을 반복하고 10층 조사실로 올라갔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이날 조사에서 이 전 비서관에게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자료를 삭제하게 된 경위와 '윗선'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 전 비서관에 대해 이번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2000만원을 건넨 경위에 대해서도 추궁할 예정이다.
이 전 비서관은 2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료삭제에 관한 한, 내가 바로 '몸통'이니 나에게 모든 책임을 물으시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비서관은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자료를 증거인멸한 경위에 대해서 "국가 중요 정보의 외부 유출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의혹을 폭로한 장 주무관에게 건넨 2000만원에 대해서도 선의로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장 전 주무관이 자신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최종석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의 직속상관으로, 사건이 일어난 2010년 당시에도 불법사찰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됐었다. 이 전 비서관은 이른바 '영포라인'의 일원으로 증거인멸의 핵심적인 인물로 꼽혔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이 전 비서관에 대해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조사를 진행했을 뿐, 이 전 비서관에 대한 의혹을 밝혀내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