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지난 주말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됐다.
정부가 발표한 수치는 15개월만의 최고치를 보인 반면 민간기업이 집계한 수치는 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엇갈린 제조업 지표를 놓고 시장의 혼란이 야기된 가운데 조사 표본 범위와 계절 조정 여부가 두 지표의 희비를 갈랐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3월 PMI 53.1 vs. 48.3
1일(현지시간)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물류구매연합회(CFLP)가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PMI가 전달보다 2.1포인트 오른 53.1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4개월 연속 상승세이자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만의 최대치다.
반면 같은날 발표된 HSBC 제조업 PMI는 전달보다 1.3포인트 떨어진 48.3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48이후 4개월 만의 최저치다.
서로 상이하게 나타난 제조업 지표처럼 각 조사기관은 서로 엇갈린 경제 전망을 내놨다.
차이진 CFLP 부회장은 "PMI 지표가 중국 경제 성장 동력이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금 수준을 유지한다면 연간 8% 성장도 문제 없다"고 전했다.
반면 취홍빈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규수출주문이 감소한 탓에 PMI가 하락세로 돌아섰다"며 "중국 경제 둔화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 800과 계절조정 無 vs. 400과 계절조정 有
정부기관과 민간기관의 상반된 제조업 지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사대상 범위와 계절적 조정 여부에서 나타난 차이라고 전했다.
차이옌페이 싱예증권 애널리스트는 "CFLP의 조사 표본 기업이 800여개인데 반해 HSBC는 400개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주로 대기업을, HSBC는 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취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지표는 계절적 요인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지난 7년간의 추세를 살펴보면 3월달 PMI는 전달에 비해 평균 3.2포인트 가량 증가했다"며 "올해의 2.1포인트 증가로는 성장세가 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경기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회복될 것이란 시각에는 한 목소리를 냈다.
취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PMI는 대개 대기업 위주"라며 "대기업의 경영활동 개선이 PMI 증가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CFLP의 조사 결과 대기업 PMI는 3.4포인트 늘어난 54.3을 기록한 반면 소형기업은 4.3포인트 하락한 50.9에 그쳤다.
차이 애널리스트 역시 "HSBC의 PMI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향후 중소기업 경기가 밝지 않다는 의미"라며 "정확한 경기 예측을 위해서는 두가지 PMI 지표를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