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대해 국내건설 수주물량 감소로 수익악화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3일 대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건설경영협회(한건협)가 분석한 지난해 수주액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주액은 전년 보다 4% 줄어든 3조8572억원이었다.
올해 공공건설시장 역시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고돼 국내 건설수주 규모가 빠른 속도로 위축될 전망이다.
그나마 계열사들의 밀어주기 수주(?)로 국내 수주실적을 유지해 가고 있는 그룹계열의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도 오는 7월이면 국내 수주물량이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비상이 걸린 분위기다.
실제 국내 31개 대형건설사들의 지난해 계열사 수주액은 13조2651억원으로 전년(11조8428억원) 대비 12% 증가했으며, 올 수주목표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2조9684억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공정위의 제동으로 목표치 달성이 어렵게 될 전망이다.
이번에 공정위가 제시한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의 거래상대방 선정에 대한 모범기준'에 따르면 경쟁입찰 확대와 더불어 수의계약은 긴급성, 보안성, 효율성 등 경영상 필요한 경우에만 적용토록 돼 있다.
공장시설, 연구개발시설 등 보안과 직결되는 설비는 건설 발주시 경쟁입찰 대상에서 배제돼 그 외 경쟁입찰 대상에 해당된다. 조경공사, 인테리어 공사, 철거공사 등에 대해서는 외부 중소기업에 직접발주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경기 회복 불확실성으로 그나마 그룹에서 계획 중인 그룹공사를 통해 '입에 풀칠'하는 정도인데 공정위가 추진하고 있는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은 반갑지 않다"고 털어놨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그룹 물량은 대부분 그룹 내부의 주요사업인 만큼 영업기밀과 보안상의 문제가 겹쳐있는데다 해당실적이 없는 중소건설사들에게 넘기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이 자율적으로 시행할 부분을 공정위가 너무 세부적인 사항까지 규제하고 조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며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개선하자는데는 공감하지만 아직은 하도급 비중을 늘리는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