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가계 대신 자영업자 빚 키웠다..소호대출 105兆

입력 : 2012-04-06 오후 5:11:31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는 동안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호대출 105조..1년새 10조↑
 
6일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소호대출은 지난3월말 기준 92조3422억원으로 전년 동월(82조9777억원)에 비해 9조3645억원 늘었다.
 
여기에 최근 시중은행 대열에 진입한 농협의 소호대출 13조2059억원을 포함하면 5대 시중은행의 소호대출은 105조5471억원에 이른다.
 
소호 대출은 법인이 아닌 사업자등록증을 가진 자영업자 대출로 개인사업자가 많은 만큼 가계대출과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5대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2009년말 88조7430억원에서 2010년 92조8281억원, 2011년 103조561억원 등 증가 추세다.
 
2010년 4.6%에 불과했던 증가폭이 지난해에는 11%로 2배 이상 높아졌고, 같은 기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5.7%)의 2배를 웃돌았다.
 
◇ 은행권, 가계대출 줄이고 소호대출 확대
 
지난해 소호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최근 50대 이상의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하면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1사 5인 이하의 영세업자나 전통적인 도소매업 등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많이 늘면서 관련 대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당국의 규제로 가계대출을 조인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자영업자 대출을 늘린 것도 소호대출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36조7857억원으로 전년동월(31조4116억원)보다 5조3000억원 급증했고, 신한은행은 20조5225억원에서 23조2203억원으로 1년새 3조원 가까이 늘었다.
 
하나은행도 10조2626억원에서 11조6906억원으로 1년간 1조4300억원 증가했으나, 우리은행만 20조7810억원에서 20조645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가계대출은 어렵고 대출이 필요한 사람 중 개인사업자 등록증이 있는 경우 자영업자 대출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문제는 생계형 자영업자의 경우 재무구조나 자본구조가 열악해 경기변동이나 내수 침체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한은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은 열악한 재무구조 등으로 경기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유로존 등 변수가 있지만 경제 성장이 현 수준에서 더 둔화되진 않을 것으로 보여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명정선 기자
명정선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