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바이오기업 R&D 어디까지 왔나?

①크리스탈, 부작용없는 차세대관절염치료제로 '밸류업'

입력 : 2012-04-09 오후 6:19:39
[뉴스토마토 문경미기자] “아무런 이슈없이 등락을 거듭하는 바이오주들과 달리, 저희는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신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바이오기업의 가치는 꾸준히 임상 파이프라인을 진행할 수 있냐로 판단해야 합니다.”
 
국내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 ‘팩티브’를 만든 주역으로,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현 LG생명과학(068870)) 소장 출신인 조중명 크리스탈(083790)지노믹스 대표는 52세의 나이에 대기업을 나와 창업에 도전했고, 2000년부터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크리스탈은 2003년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작용원리를 알 수 없었지만 이를 밝혀냈고,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일본의 다이이찌산쿄와 온코세라피, 글로벌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제휴를 시작하며 신약개발을 지원받게 됐다.
 
현재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차세대관절염치료제, 슈퍼박테리아 항생제, 분자표적 항암제에 대한 임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
 
“올해는 저희 크리스탈지노믹스에게 있어 상당히 중요한 해입니다. 지난해 차세대관절염치료제가 임상2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데이터 분석 중에 있습니다. 올해 임상3상에 돌입하게 되면 적어도 내년이나 내후년이면 신약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투자회사 애로우헤드(Arrowhead)의 케달 케샤반(Kedar Keshavan) 연구원은 차세대관절염의 가치를 5000억원으로 평가한 바 있습니다.”
 
크리스탈의 차세대관절염치료제는 COX-2저해제로 진통소염제다. 그러나 초기 예상과 달리 기술 수출이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머크의 바이옥스(Vioxx)가 심장 문제로 관절염치료제 시장에서 퇴출되며 4조원의 손해배상을 했는데, 이와 같은 기전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크리스탈의 차세대관절염 치료제 CG100649는 지난 6년간 570명에게 투약한 결과, 현재까지 부작용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대표는 임상3상이 끝나고 국내에서 시판된 이후 처방된 환자수를 확보해 안정성을 입증하면 해외 수출이 더 용이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중명 대표는 “임상3상에 들어갔다는 것은 그만큼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 판매되고 있는 화이자(Pfizer)의 세레브렉스(Celebrex) 대비 100분의1 용량으로도 약효와 안전성이 입증돼, 부작용없는 차세대 관절염치료제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세대관절염 치료제는 시장 규모는 50조 규모로, 이중 세레브렉스는 해외 시장에서 3조원을, 국내에서 5000억 규모를 차지하며 연평균 2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최성환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제 크리스탈의 차세대관절염치료제가 상당히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크리스탈의 차세대관절염 치료제가 기존의 것보다 좋은 작용기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임상 마치고 수출했을 경우 회사가 지금과는 달리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세레브렉스보다 훨씬 더 파급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최 연구원이 크리스탈의 가치를 평가한 적정 시가총액은 5000억원 이상으로, 차세대관절염치료제 외에도 수퍼박테리아 항생제와 분자표적항암제의 파이프라인을 감안하면 더 높은 밸류에이션도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크리스탈은 2006년 기술력과 성장성이 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벤처기업을 위해 마련된 '성장형 벤처 특례상장' 제도의 기술성 평가를 통해 상장했다. 그러나 창업 이후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주식시장의 반응도 2006년 상장초기 2만원대까지 기록했던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며 8000원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조 대표는 연구인력 65명 등 총 80여명의 고용을 지속하며 꾸준히 신약 개발은 물론, 서울의약연구소 인수합병에 이어 제약사 인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적인 바이오의약기업이 되겠다는 포부 때문이다.
 
조중명 대표는 “향후 제약사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진단시약, 전문의약품을 만드는 제약사에 대한 인수합병도 고려 중”이라며 “지난해 매출 규모가 50억~100억 정도로 글로벌 cGMP실사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잠재력을 보유한 곳이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현재 경기도 판교 바이오파크에 본사를 옮긴 크리스탈은, 처음 설립 후 15년간 적자였지만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로 시총이 200억원에서 40조원 이상으로 오르는 신화를 만든 미국의 바이오기업 길리어드처럼 국내 바이오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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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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