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한 동안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논쟁을 벌여 왔던 생명보험협회(생보협회)와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이 서로 '눈치보기' 모드로 돌입했다.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금융위원회는 생보협회가 금소연이 보험업법을 위반했다며 요구한 행정조치를 거부하며 한 발 뺀 모양새다.

 

13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소연은 지난 4일 'K-컨슈머리포트 제2012-2호'를 통해 생보사가 판매 중인 변액연금보험 상품 60개 가운데 54개의 수익률이 물가상승률(3.19%)에도 못 미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양측간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논쟁은 이 때부터 시작됐고, 급기야 생보협회에서는 법적소송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대응했다.

 

생보협회는 이어 지난 10일 금융위에 금소연의 수익률 정보공개 중단과 과태료 부과 등 행정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생보협의 행정조치 요구를 거부했다.

 

생보협회는 “행정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의 메일을 송부했지만 금융위에서 거부했다”며 “금융위와 사전 협의가 없었던 탓”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아예 “행정조치 요구를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금융위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기관과 소비자 단체 간 논쟁에 금융위가 발을 담그기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개입하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금융위도 쉽게 발을 내밀 수 없을 것”이라며 “더욱이 (금융위의) 관리능력이 더 크게 부각될 수 있어 한 발 물어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위도 난처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며 “설령 금소연의 주장이 틀렸다고 금융위가 판정을 내린다해도 소비자들이 들고 일어날 수도 있어 금융위가 나서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소연과 생보협회는 이에 따라 서로 상대방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금소연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올바른 내용을 제공하기 위한 것인데 여기에 반론을 제기하는 것도 모자라 법을 어겼다고 주장하니까 해명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며 "그쪽(생보협회)이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도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협회 역시 금소연의 반응만 주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현재 금소연이 별도의 보도자료를 안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쪽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앞서 주장한 법정소송에 대해서 현재 검토 중으로 소송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해약문의가 급증하자 소비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대응했지만 논쟁이 격화되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 혼란을 더 부추기는 것 같아 지금 한 숨 돌리는 상황”이라며 “이번 계기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공시시스템 개편에 박차를 가해 올해 안에 접근성, 가독성이 쉽도록 공시시스템을 개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