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대형' 건설사 동반성장지수 평가 제외..'실효성 논란'

입력 : 2012-04-13 오후 2:57:22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4월 중 발표할 예정인 동반성장지수에 사실상 대형급에 속하는 '준대형' 건설사들이 무더기로 제외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단가 후려치기'나 하도급법 위반사례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중견 건설사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솜방망이 처벌' 외에는 이렇다 할 제재방안이 없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13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번 평가대상에 포함된 12개 대형 건설사 외에 앞으로 평가대상 건설사를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25위 건설사 가운데 동반성장지수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곳은 ▲금호산업(002990)한라건설(014790)경남기업(000800)태영건설(009410)계룡건설(013580)산업 ▲한신공영(004960) 등이다.
 
대부분의 중견 건설사들은 동반위가 추진 중인 중점과제에 대해 참여의사가 없거나 동반성장지수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전반적으로 건설경기 자체가 불황이기 때문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국가 정책상 필요한 건 맞지만 당장 회사 유지하는 것조차도 어렵다"며 "현실적으로 건설업종에서는 '삼성' 아니면 하기 힘든 게 동반성장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큰 틀에서 중소기업의 수주비중을 높이려면 그만큼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는 시장을 줄여야 한다"며 "큰 규모의 기업만 나서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동반성장지수에 협약을 맺고 참여한 건설사들과 그렇지 않은 건설사들의 매출액 규모가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한다.
 
심지어는 오히려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시공능력평가순위 20위권 내 건설사들의 매출액이 더 높은 사례도 관측된다.
 
실제로 내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에 이름을 올린 코오롱건설(코오롱글로벌(003070)), KCC건설(021320)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이 각각 1조3800억원, 1조1419억원 수준이지만, 평가 대상에서 제외된 한라건설은 1조8700억원, 금호산업은 무려 2조원 선이다.
 
중견건설사가 매출액 규모가 작아 동반성장 관련 체계를 갖출 수 없고, 그래서 평가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동반위 설명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동반위 관계자는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 선정은 공정위와의 공조 하에 면밀하게 이뤄졌다"며 "중견기업의 경우, 글로벌 스탠다드를 추구하는 동반성장지수와 관련된 체계를 갖출 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계는 아래로 가면 갈수록 더욱 불공정거래 등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2차, 3차 도급업체로 넘어갈수록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 하도급업체들의 하소연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발주자가 지급한 금액을 원도급자가 현금으로 받아놓고 정작 하도급 업체에게는 어음으로 지급하는 식의 불공정거래가 여전하고 지급 보증서를 아예 발부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면서 "재입찰과 이중계약서 작성 등을 통해 가격을 후려치는 경우도 흔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정위가 나서서 검찰에 고발을 하더라도 벌금수준에 그치고 있다"면서 "수백억원의 불법행위를 하는 데도 벌금이 몇 억원밖에 안돼 위반업체나 대표이사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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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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