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13일 "저 한명숙은 오늘 민주당 대표에서 책임지고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19대 총선 결과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단독 과반에 성공하자 책임론이 불거진 상태에서 한 대표가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굳은 표정으로 입장한 한 대표는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자리에 무거운 마음으로 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죄송하다"며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그동안 여러분께서 민주당에 보내준 성원과 기대, 참으로 컸다. 전당대회에서 저에게 맡겨주셨던 소임 역시 소중했다"고 사과를 구했다.
한 대표는 "지난 4년의 과거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그 명령,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을 심판하고 민생국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그 열망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이번 총선 민심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심판에 공감하는 수많은 국민을 투표장으로 모시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저희에게 있다"며 "혼신의 힘을 기울였지만 국민의 기대를 받아안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아울러 "취임 후 90일 동안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적 포괄적 야권연대를 이뤘다"며 "이것은 이명박 정권이 파탄낸 민생을 살리기 위한 민생연대였다. 그러나 목표를 이루는데 미흡했다. 이 모든 부족함은 대표인 저의 책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변화를 향한 국민의 열망을 제대로 받들지 못한데 대해 무한 책임을 지겠다"고 거듭 사퇴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 대표는 "그러나 우리에게는 가야할 길이 멀고 해야할 일도 많다"며 "제가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지고 간다. 당원동지 여러분께서는 흔들림 없이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에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 총선이 보여준 민심에서 교훈을 찾고 성찰하겠다. 정권교체를 위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다"며 "평화시장 한평 옷가게에서, 새벽 기사식당에서, 시골장터 좌판에서. 그 분들의 절절한 삶의 애환을 잊을 수 없다 민생의 아픔을 다시 확인하고 우리의 할 일을 다짐했다"는 소회도 전했다.
끝으로 "반드시 잃어버린 서민의 웃음 되찾는데 온 힘을 쏟겠다"며 "저는 대표직에서 물러나지만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그동안 제게 보내주신 사랑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인 후 회견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