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19대 총선에서 13명의 당선자를 배출해 진보정당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통합진보당이 차기 대표선출을 놓고 열기가 뜨겁다.
공동대표단으로 대표되는 과도기 체제를 지나, 내달 있을 전당대회에서 단일대표 선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은 지난해 12월 출범하면서 총선을 치르기까지 통합의 세 주체인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새진보통합연대를 안배해 공동대표단 및 공동대변인 체제로 운영돼 왔다.
비록 총선에서 목표로 삼았던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에는 실패했지만, 제3당으로 도약하면서 사실상 첫 대표 선출이라 할 수 있는 차기 당권의 향방의 중요성도 높아졌다.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후보는 단연 당내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정희 공동대표라고 할 수 있다.
통합진보당은 당원과 당세 등을 비교해 민노(5.5)-참여(3)-통합연대(1.5)의 배분으로 통합을 이뤘다. 공천이 아닌 당원들의 투표에 의해 상향식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어 단순 숫자로만 볼 경우 이 대표가 가장 앞서나가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이 대표는 18대 국회에서 보여준 발군의 전투력에 감성코드까지 갖춰 대중과 소통해 온 강점이 있다. 관악을 문자메시지 여론조작 사태 때는 사퇴결단으로 야권연대를 봉합해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 대표와 함께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후보는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다.
유 대표는 비례대표 12번으로 총선에 나서며 배수진을 쳤지만 정당지지율이 10.3%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재선 의원 경험에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해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심 대표는 노회찬 대변인과 함께 지난 17대에 이어 화려하게 컴백한 경우다. 고양덕양갑에서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에 170표 차이의 신승을 거둔 심 대표는 통합진보당의 정책통으로서, 진보신당 대표를 맡은 경험도 있다.
하지만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당 대표와 대선후보가 분리될 경우 차기 당 대표의 주인공은 섯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연대 파트너인 민주통합당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문재인 상임고문 및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의 역학관계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합진보당은 이와 관련해 오는 21일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강령과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논의하고, 5월 있을 전국동시 당직선거 일정과 투표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통합진보당의 5월 전당대회에서 대표직을 둘러싼 2파전 내지 3파전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파간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이 담보될 경우, 유력한 후보 한 사람이 사실상 추대의 형태로 단독으로 출마해 찬반투표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는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파간 마찰로 내홍이 격화됐던 소위 유시민 대표의 '당무거부' 사태와 '경기동부' 논란이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이 때는 다른 무엇보다도 당내 경선과정과 비례후보 순위 선출을 둘러싸고 일어났던 부정선거 의혹을 터는 것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합진보당 홈페이지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것도 단일대표로 누가 될 것인지의 문제보다, 제기됐던 논란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가느냐이다.
지금으로서는 현장투표에서 자행됐던 대리투표나 참관인의 부재 문제, 시도당 혹은 지역위원회 장악을 위한 위장전입과 당비대납 등의 해결에서 진통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12일 대표단회의에서 조준호 공동대표를 비례대표후보선출선거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위원으로는 참여를 희망하는 관계 후보측 인사를 추천받아 포함시키도록 결정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비대위에서 정상체제로, 민주통합당은 한명숙 대표가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등 여야가 대선국면을 정조준하고 있는 가운데, 통합진보당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