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라이벌 관계에 있는 국내 식음료 업체들이 해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류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는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은 물론 식음료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 이들의 주요 전쟁터로 떠오르고 있다.
◇대상-샘표, 한류스타 마케팅으로 정면 승부
국내 마시는 식초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상 '홍초'와 2위인 샘표 '백년동안'은 각각 한류스타를 앞세워 일본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펼친다. .
지난해 기준 국내 마시는 식초 시장 점유율은 대상 '홍초'가 60%, 샘표 '백년동안' 26%,
CJ제일제당(097950) '미초' 6%로 대상이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시장의 이 같은 인기를 발판으로 대상은 제일 먼저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대상 청정원 '홍초'는 지난해 일본에서 걸그룹 ‘카라’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결과 2010년 매출 14억원보다 약 36배에 성장한 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대상은 올해도 '카라'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오는 20일부터 카라가 출연한 새로운 광고를 방영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일본 대형 유통도매업체인 악세스(ACCESS)사와 MOU를 체결해 유통망을 확장했으며 올해 유통망과 한류를 최대한 활용해 지난해 매출의 두 배인 1000억 달성한다는 목표다.
'홍초'의 광고모델 카라에 대응해 샘표식품은 '2PM'을 내세워 일본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12일 샘표는 일본 도쿄에서 백년동안 광고모델 2PM 광고론칭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일본 신문과 방송 등 75개 매체 210여명의 취재진들이 몰려 일본의 한류열기를 실감케 했다.
샘표는 TV 광고를 시작으로 2PM과 연계한 온라인, 오프라인 이벤트를 비롯해 전국적인 시음행사, 매체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올해 53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뚜레주르-파리바게뜨, 베트남 시장 선점해 동남아 진출 발판으로
국내 1, 2위를 다투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베트남에서 다시 맞붙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 파리바게뜨는 3095개, 뚜레쥬르는 1281개가 운영되고 있어 파리바게트가 국내시장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베트남에는 지난 2007년 뚜레쥬르가 먼저 1호점을 오픈해 국내와 반대로 파리바게뜨가 후발업체가 됐다.
뚜레쥬르는 현재 베트남에서 1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을 보일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뚜레쥬르가 정통 유럽풍 베이커리를 표방하는 만큼 과거 프랑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을 만족시켜 주고 있다는 평이다.
베트남 현지에서는 평균 130여종의 빵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중 15%만이 현지화 된 제품으로 국내와 동일한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CJ푸드빌은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6월쯤 하노이 지역에도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고 올 상반기 안에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주변국가로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오픈한 SPC도 베트남 시장을 디딤돌 삼아 미얀마, 캄보디아 등 주변 동남아 지역으로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파리바게뜨는 현지 베이커리의 3배가 넘는 150여종의 다양한 품목을 준비했으며, 앞으로 베트남 대표 샌드위치인 반미 샌드위치와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소시지가 들어간 빵 등 현지화 제품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다.
밀가루, 설탕 등 식재료는 현재 본사에서 공수하고 있지만 파리바게뜨가 베트남 현지 매장을 늘리고 자리를 잡게 되면 현지에서 조달해 사용할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베트남 호찌민과 하노이에 5개 매장을 열고, 2020년까지 다낭 등 베트남 전 지역에 300개 매장을 열 예정이다.
한편 이 같은 사례가 늘면서 식음료 업계에서는 과도한 경쟁은 자제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에서도 경쟁사 간 과도한 마케팅 경쟁으로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업계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 만큼 서로를 깎아내리는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 진출하는 국가의 경우 경쟁 관계라도 해당 국가의 생활습관이나 문화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식음료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이제 막 도약하고 있는 단계인 만큼 길게 보고 한국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국내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져 상호 비방으로 치달을 경우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에 손해를 끼쳐 결과적으로는 공멸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며 "최근 한류 열풍으로 호기를 맞고 있는 지금 이 분위기를 스스로 망쳐나가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