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한국 경제가 인구고령화와 함께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갈수록 고금리 채권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안전자산 투자를 선호하는 고령층이 저금리 상황에서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국채로는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8일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1000조원 수준이었던 채권발행 잔액은 현재 1300조원대에 달한다.
특히 특수채와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채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전 2조원대였던 특수채 금액은 40조원대로 20배 가량 급증했고, 순상환 기조였던 회사채 순발행 규모도 25조원 수준으로 커졌다.
특수채와 회사채 발행이 크게 증가한 것은 저금리 상황에서 자금조달과 고금리 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 국채(32.3%)에 이어 시장비중이 컸던 통안채(13.2%)와 은행채(12.8%) 규모는 특수채(18.1%)와 회사채(13.4%) 다음 순위로 밀려났다.
이같은 현상은 본격적인 인구고령화와 저성장 추세에 따라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오창섭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향후 4~5년 내에 인구증가의 정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급격한 고령화가 진행될 전망"이라며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향후 인구고령화가 성장세 둔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8%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다. 이는 이전 10년 동안의 잠재성장률(4.7%)보다 1%포인트 가량 낮은 것이다.
인구고령화와 저성장 국면은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 연구원은 "인구고령화는 안전자산인 채권투자 수요를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채권금리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구조화채권 등 국채 이외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조화채권은 채권과 파생상품이 결합된 상품으로 채권의 원금과 이자가 금리, 주식, 통화 등의 기초자산과 연동해 가격이 바뀐다.
구조화채권 발생시장은 지난해 연말이후 발행물량이 늘어나면서 월간 기준으로 1조원대를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