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내대표·당권·대권 '오리무중'

5월 원내대표, 6월 당 대표 선출 앞두고 있지만 혼전세

입력 : 2012-04-23 오후 3:56:34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내달 4일 치러지는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은 야권의 대선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신임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직위와 함께, 6월 9일 임시 전당대회를 지휘할 당권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게감 탓인지 최근 4선의 이낙연 의원과 3선의 전병헌·박기춘 의원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졌다. 그 밖에 3선 이상의 중진들도 세간의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상당수는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전당대회 당권의 향방은 물론이고 연이어 치러질 대선후보 경선 결과까지 영향을 주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뚜렷하게 앞서가는 주자 없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이 총선 승리 후 재빨리 대선구도로 정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새누리당은 비박연대와 박근혜 위원장의 '도전과 수성' 국면으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모두 친박계 인사 중 '수도권 출신 관리형 당 대표'와 '영남권 중진 원내대표'로 정리되고 있다.
 
◇'비대위원장 겸임' 원내대표, 누가 나서나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지난 19일 출마의사를 밝힌 호남의 이낙연 의원은 23일에도 국회를 찾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이 시기에 제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에 보탬이 되겠다는 판단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게 됐다"고 거듭 밝혔다.
 
이 의원은 "소속 의원들께서 계파나 이해, 친소를 넘어서 당에 대한 충정과 정권교체의 대의로 원내대표를 선택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전병헌 의원도 20일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으로 무엇보다 보편적 복지국가로 가는 로드맵을 만들고, 서민과 중소기업에게 이로운 경제정책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도전장을 던졌다.
 
전 의원은 22일엔 MB실정을 심판하는 5대 청문회를 추진하겠다며 ▲유가를 포함한 물가청문회 ▲지하철9호선 요금인상등 민간투자사업의 특혜규명을 위한 맥쿼리청문회 ▲언론자유·언론공정성 확보를 위한 언론장악 규명 청문회 ▲민간인불법사찰청문회 ▲4대강청문회 등을 들고 나왔다.
 
박지원 최고위원이 원내대표를 역임할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로 함께 활약한 박기춘 의원 역시 22일 "성문을 부수고 길을 여는 충차(공성전에서 성벽을 무수는 수단) 같은 야전사령관이 되어, 반드시 새누리당보다 큰 민주통합당을 선도하겠다"고 경선에 뛰어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밖에도 당 안팎에선 4선의 신계륜 의원과 이종걸 의원, 3선의 유인태·신학용·노영민·우윤근 의원 등이 비대위 체제의 수장과 19대 국회에서 대 새누리당 전선에 선봉에 설 원내대표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 대표·대선후보 경쟁도 '혼전'
 
5월 4일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민주당은 곧바로 6월 9일로 예정된 신임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 준비에 착수한다. 조기에 막이 오른 대선국면에서 적어도 9월까지 대권후보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지난 1월 100만명이 참여한 국민참여경선에서 1위를 기록한 한명숙 대표가 총선에서 127석을 얻고도 사퇴압력에 물러나고, 차점자인 문성근 최고위원이 '3주짜리' 대표 권한대행으로 밀려난 현실에서 보듯 '권한없는 대표'라는 점 때문인지 원내대표에 비해 인기가 없는 상황이다.
 
세종시에서 심대평 자유선진당 전 대표를 누르고 당선돼 정치일선에 복귀한 이해찬 전 총리와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 박지원 최고위원이 당권을 놓고 일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선주자들의 앞날에도 안개가 드리워졌다. 22일 열흘간의 유럽 순방길에 오른 손학규 전 대표는 대선정책을 가다듬고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고, 문재인 상임고문은 24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사퇴하고 조만간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손 전 대표는 좀처럼 반등하지 않는 지지율이, 문 상임고문은 부산에서의 선거 패배가 악재라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된 정세균 상임고문도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 속에 최근 대선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숨기지 않아 관심이 쏠린다. 역시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동영 상임고문은 강남을 투표함 부정선거 논란이 남았지만 'FTA 전도사' 김종훈 새누리당 당선인에게 패한 것이 뼈아픈 상태다. 또 하나의 잠룡인 김두관 경남지사는 대선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경기지사의 지사직 사퇴에 대한 비난여론이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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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