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지금 '전당대회'의 계절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및 통합진보당까지 오는 5월과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개최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12월 대선을 앞두고 열릴 전당대회에서 각 정당 유력 정치인들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아울러 대선후보들의 명암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당권 접수 예약한 새누리당
내달 15일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동시에 선출하는 새누리당은 친박계 의원들이 당권을 접수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여소야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던 19대 총선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영향력이 재확인되면서 예정된 결과다.
새로 뽑힐 당 대표에게는 대선 후보 결정을 위한 당내 경선 관리, 대선을 지원하는 역할, 열세로 파악된 수도권 및 2040세대의 민심을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당 대표에는 관리형 지도자로 꼽히는 5선의 황우여 원내대표와 영남권 인사로 김무성 전 원내대표 등 중진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6선으로 원내에 복귀한 충청권 강창희 전 의원은 당 대표와 함께 국회의장 유력 후보로 분류되고 있으며, 쇄신파에서는 남경필 의원도 조명을 받고 있다.
야권과의 협상을 담당하게 될 사령탑인 원내대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당 대표가 자칫 박근혜 위원장 보조로만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군에는 역시 친박계 핵심으로 통하는 최경환 의원과 이주영 정책위의장이 물망에 올랐으며, 지나치게 친박으로만 치우친다는 비판이 일 경우 4선 반열에 오른 친이계 이병석 의원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대권에 도전하는 정몽준 의원이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동료의원을 만났더니 국회의장, 당 대표, 원내대표가 전부 내정되었다고 하네요. 특정인의 그늘에 가려 새누리가 독립성과 생명력을 잃어간다면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가 아닙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도 친박계의 당권 독식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완전국민참여경선을 공론화하며 비박연대를 구축한 정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인지도 관건이다.
◇친노 수성이냐 비노 탈환이냐.. 민주통합당
민주통합당은 경우의 수가 조금 더 복잡하다. 5월 4일 원내대표 경선과 6월 9일 전당대회를 간격을 두고 치르는 탓이다.
특히 원내대표 당선자는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면서 대여 투쟁과 한명숙 전 대표 사퇴에 따른 당 수습 및 전당대회 관리라는 중책을 맡게 돼 중요성이 크다.
이와 함께 6월에 당권을 잡게 될 지도부는 잠룡들이 각축전을 벌일 경선 관리와 12월 대선을 지휘하기 때문에 각 계파에서는 복잡한 셈법을 헤아리고 있다.
원내대표로는 후보 등록이 시작되기 전인 24일 현재까지 비노계 혹은 민주계로 통하는 4선의 이낙연 의원과 3선의 전병헌·박기춘 의원이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총선 패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된 친노계에서는 당의 화합을 위해 비노계를 선택해야 한다는 밑그림도 그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4선의 신계륜 당선인과 3선의 유인태 당선인이 나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 대표 후보군을 보면 친노와 비노의 대결구도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친노계에서는 세종시에서 당선돼 원내에 복귀한 이해찬 전 총리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유럽순방길에 오른 손학규 전 대표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진 박지원 최고위원도 구 민주계 및 호남의 지지를 안고 비노계 대표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양대계파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당권을 차지하느냐에 따라서 유력한 대선후보인 친노계 문재인 상임고문과 비노계 손학규 상임고문의 희비도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원내대표와 당 대표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박영선 전 최고위원의 거취와 '정치1번지' 종로에서 당선돼 입지를 다진 정세균 상임고문의 행보에도 눈길이 간다.
◇이정희·유시민 대결 앞둔 통합진보당
19대 총선에서 13석을 확보하며 제3당으로 도약한 통합진보당은 6월 3일 전당대회에서 당의 사활이 달렸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으로 인해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새진보통합연대가 합친 각 정파의 불신도 깊어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5월 초 발표될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 발표와 함께, 사실상 1기 지도부가 출범하는 전당대회를 통해 화학적 결합을 얼마나 이룰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당 안팎에서는 최대 지분을 가진 이정희 공동대표와 야권의 대선주자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유시민 공동대표가 단일대표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관악을 경선 여론조사 조작 사태에 이어 불거진 경기동부연합 문제가 약점이고, 유 대표는 비례대표 12번을 자청한 배수진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 부담이고 본인 스스로 의지를 갖고 있느냐 여부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