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유시민 '주춤', 노회찬·심상정 '탄력'

6월 당권 경쟁 둘러싸고 명암 엇갈려

입력 : 2012-04-25 오후 1:21:2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19대 총선을 치른 통합진보당 대표주자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정희·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와 노회찬 대변인이 그들이다.
 
통합진보당은 6월 3일 열릴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를 뽑는다. 공동대표단으로 상징되는 과도기 체제에서 사실상 1기 지도부가 출범하는 것이다.
 
그런데 당권 및 대권을 둘러싼 당내 역학구도에서 원내에 재입성에 성공한 심상정 공동대표와 노회찬 대변인의 운신의 폭은 확연히 커졌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여론조사 조작 파문으로 관악을 후보를 사퇴한 이정희 공동대표와 비례대표 12번 배수진이 불발탄이 되고 만 유시민 공동대표는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노·심, 당권·대권 도전설 '모락모락'
 
지난 17대 국회에서 걸출한 입담과 특출난 전투력을 바탕으로 진보진영의 스타가 된 노회찬·심상정 콤비는 19대 국회로 화려하게 컴백하며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두 당선인은 통합진보당의 대표주자 중 총선이 끝난 뒤에도 활발한 대외행보를 통해 주가를 높이는 중이다.
 
노 대변인은 24일 MBC '백분토론'에 출연해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과 이준석 비대위원을 상대로 언변을 발휘했다. 심 대표는 같은 날 언론자유와 공정언론을 위한 노조·시민단체·진보·민주당 간담회에 참석해 문성근 대표 권한대행과 연대전선을 폈다.
 
노·심 콤비는 또한 최근의 활발한 활동과 함께 오는 6월 있을 통합진보당의 신임 지도부 선거에도 뛰어들 의사가 있음을 여러차례 시사해 왔다.
 
당 관계자들에 의하면 두 사람은 당 대표 및 원내대표 등의 카드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새 당헌에서는 당권과 대권을 딱히 구분하지 않고 있다.
 
특히 노 대변인은 유시민 공동대표와 진행하는 팟캐스트 '저공비행' 등에서 대권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어서 주목된다. 심 대표는 당 대표에 좀 더 무게추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민주노동당·국민참여당과 합칠 때 새진보통합연대에서 합류한 두 사람은 취약한 당내 기반이 고민이다. 통합 당시 당직 등에 배분한 비율은 민노55 : 참여30 : 통합연대15 에 불과했다.
 
의원들이 총회를 개최해 선출하는 원내대표의 경우에도 통합진보당 당선자 13명 중 최소 6명 이상이 당권파로 분류되면서, 나선다고 곧바로 뽑히는 상황은 아닌 상태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통합진보당 전당대회에서 노·심과 국민참여당 세력이 엽합해 주류 당권파와 대결하는 구도로 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유, 나가기도 안 나가기도.. '고뇌'
 
원내 진입에 실패한 이정희·유시민 공동대표는 당권경쟁에 나서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입장이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관악을 경선에서 터진 여론조사 조작 사태만으로도 부담인데, 당원들이 당권파의 패권주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16일 당선자 상견례 이후 국민과의 소통 수단으로 즐겨 사용하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 정치를 중단하고 있어 고민의 깊이를 짐작케 한다.
 
유 대표는 비례대표 12번을 자청하는 배수진으로 당 지지율 제고를 꾀했으나 10.3%에 그쳤고, 은평을 천호선 후보마저 아깝게 낙선해 참여계 후보들이 거의 전멸하면서 내상을 입었다.
 
당 내부적으로는 두 사람 모두 당권경쟁에 나서지 않거나, 이정희 대표만 출마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당내 최대 세력은 민주노동당과 그에게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 대표로의 합의추대론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유 대표는 이번에 당권 및 대권 모두 출마하지 않는 방향을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러한 유 대표의 고뇌 이면엔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과 당권 경쟁이 겹쳐 자칫 계파간 대립으로 비칠까 하는 걱정이 깔려있다.
 
이 때문에 비교적 행보가 분명한 노회찬·심상정에 비해서 이정희·유시민의 당권·대권 도전 여부는 내달 초 있을 비례부정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나와봐야 정리될 것이라는 시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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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