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의혹을 받아온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25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수십년간 이어온 최 전 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 간 두터운 신뢰관계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오고 있다.
이 대통령과 최 전 위원장은 수십년 간 정치적 '멘티와 멘토'로 끈끈한 인연을 이어왔다.
그는 이 대통령과 같은 포항 출신이자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과 서울대 동기동창이다. 그 인연으로 이 대통령과는 1970년 무렵부터 알고 지냈다.
이후 1992년 이 대통령이 당시 민자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하면서 부터 최 전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왔다.
최 전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상득 의원과) 집안끼리 서로 통하는 사이로 어려울 때 도와주고 즐거울 때 즐거움을 같이하는 관계"라고 말해 이 의원은 물론, 이 대통령과도 매우 가까운 사이임을 강조했다.
최 전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 주변의 핵심 인사로 전면에 등장한 건 2007년 대선 당시다.
이명박 후보 선거대책위에서 상임고문을 맡아 캠프를 진두지휘하며, 전략·홍보 등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최 전 위원장은 박희태 전 국회의장과 이상득·이재오 의원, 김덕룡 전 의원 등과 함께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세간에서는 이 대통령과 이들의 관계를 ‘6인회’로 불렀다. 이 대통령까지 묶어 6인회라 부르는 건, 이들이 단순한 참모가 아니라, 함께 정권을 이끌어가는 '주요 주주'들이라는 의미다. 그 중에서도 최 전 위원장은 가장 지분이 많은 측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정권 출범 후 '영포라인'의 핵심축으로 권력의 중심에 선 그는 장관급인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됐으며, 늘상 그에게는 '킹 메이커', '방통대군'이라는 호칭이 붙어 다녔다.
이처럼 무려 4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절친한 관계를 맺어온 두 사람의 인연은 이 대통령의 퇴임 후에도 이어지는 게 당연해보였다.
그러나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의혹 사건은 이들의 관계가 파국으로 갈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친구' 이상의 관계였던 최 전 위원장이 궁지에 몰리자 '대선자금' 관련 발언을 꺼낸 것이 그 단적인 징후다.
'최측근' 최 전 위원장의 갑작스런 발언에 청와대는 매우 당황하고 있다.
최 전 의원장의 이런 발언은 자신을 보호하지 않을 경우 '어떤 폭로'도 할 수 있으며, '혼자 죽지는 않겠다'는 뜻을 강력히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청와대의 컨트롤을 벗어난 듯 보이는 검찰이 이런 사정을 헤아려줄리 없어 보인다.
이 대통령과 최 전 위원장의 관계자 결국 파국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중수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는 최 전 위원장의 '입'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