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예보, 보험사 공동검사..꼴사나운 '힘겨루기'

금감원 "우량회사까지 공동검사 이해 안돼"
예보 "향후 부실 위험 미리 준비시켜야"
업계 "같은 자료 요구 많아 피로감 느낀다"

입력 : 2012-04-25 오후 6:13:30
[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가 보험사에 대한 공동검사를 실시하면서 검사권을 놓고 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무총리실이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 후 '금융감독 혁신방안'을 마련해 예보의 금융 감독 및 검사기능을 강화하면서 금감원은 예보가 공동검사를 요청할 경우 이에 응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금감원과 예보는 올해 공동검사 대상회사로 롯데손해보험과 흥국생명을 선정했다.
 
롯데손보는 올해 금감원 정기검사 일정에 계획돼 있던 곳으로, 예보가 롯데손보에 대한 공동검사를 요청해 양 기관은 지난 9일부터 25일까지 약 보름간의 일정으로 검사를 실시했다.
 
흥국생명에 대한 공동검사는 3분기 중 실시할 방침으로, 2분기 금감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생보사 종합검사 상황에 따라 향후 구체적인 검사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같은 예보의 공동검사 요청을 놓고 금감원 내부에서는 예보의 선정 기준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예보가 보험회사에 대해 금감원과 공동검사를 진행해왔지만 주로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에 한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예보가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았고, 경영상태도 양호한 보험사에 대해서도 공동검사를 요청한다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왜 이들 보험사에 대한 공동검사를 요청했는지 우리도 궁금하다"며 "건전성과 관련 없는 부분을 검사하거나 건전성이 의심되지 않는 우량한 회사까지 공동검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보 관계자는 "공동검사 기관의 선정기준은 예금보험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공개 제한 사안"이라며 "특정 보험사의 공동검사를 요청한 이유를 밝힐 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향후 부실 위험이 있다면 미리 준비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예보가 공동검사 과정에서 경영관리를 포함, 전방위적 검사에 나섬에 따라 금감원 검사와 중복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양측이 같은 자료를 각각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 검사대상 회사들은 피로감을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공동검사 때 같은 자료를 따로따로 요구하는 것에 대해 그러려니 한다"며 "같은 자료라도 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보 관계자는 "금감원은 규정위반을 주로 보고 예보는 리스크관리에 집중해 검사한다"며 "겹치는 부분이 일부 있지만 듀얼체크(이중검사)가 선행돼야 철저한 검사가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예보의 군기잡기식 공동검사 요청과 금감원의 정보독식 모두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양측의 힘겨루기로 검사대상 회사들이 업무에 차질을 빚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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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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