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2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심포지엄 ‘새로운 게임문화 정책을 제안한다’에서 정부의 게임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첫번째 발표를 맡은 박주민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여성가족부 등은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에 대한 규제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인터넷 게임 중독이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게임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여가부 주장의 근거는 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중독실태조사2004~2008’이었다.
그러나 여가부의 주장과 달리 ‘인터넷중독실태조사’에서 인터넷 게임 중독은 감소하고 있었다.
2004년 인터넷 중독률은 14.6%에서 2008년 8.8%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청소년 인터넷 중독률은 20.3%에서 14.3%로 줄었다.
여가부는 ‘인터넷중독실태조사’에서 인터넷 중독자 200만명을 게임중독자로 왜곡 발표하기도 했다.
인터넷 게임 이용 수치 중에는 청소년에 대한 여가부의 주장과 상반된 자료도 존재한다.
정보화진흥원은 2008년 청소년 온라인 게임 이용시간이 하루 평균 0.83시간이라고 발표했다.
보건복지부의 2008년 조사에서는 하루 평균 청소년의 전화 이용시간 2.1시간, 음악 감상시간은 1시간이고 컴퓨터 이용 시간은 1.3시간으로 나타났었다.
박 변호사는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인터넷 게임 과몰입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였지만, 여가부는 규제 도입에 급급해 정확한 판단 없이 과잉 규제를 도입했다”고 비판했다.
두번째 발표의 토론을 맡은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정부는 게임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게임을 가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산업진흥법에서 문화 진흥과 관련된 3장에는 과몰입 예방, 사행성 예방, 폭력과 선정성 예방 내용이 대부분이고 정작 게임 문화를 진흥하자는 내용은 없다”며 “건전게임을 조성하자면서 건전 게임을 지원의 기준으로 삼고 있지만, 닌텐도 게임도 10시간 하면 과몰입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교수는 “정부가 이런 법적 조항을 기본으로 지원정책을 하는 한 한국 게임 정책에는 문화가 없다”며 “게임문화를 확산시키는 정책이 진정한 게임문화 지원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업계가 자신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혜준 부천문화재단 대표는 “게임은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일부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며 “부정적인 부분을 어떻게 제어할 것인지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거버넌스(행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게임의 자유와 게임 규제를 주장하는 양쪽은 최소한의 자율적 규제장치를 마련하는데 합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