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 2009년 11월 원금 22억7000만원을 들여 35억원 어치 국민주택2종채권을 사들인 강남 거주 50대 주부. 그는 최근 상품을 갈아타기 위해 증권사 객장을 찾아가 매도를 문의했지만 생각을 바꿨다. 전문가의 매도 만류 때문이었다.
28일 매도를 기준으로 연평균 세 후 수익률이 8.5%다. 분리과세효과 12.7%로 종합과세 최고세율효과를 14.6% 누릴 수 있다. 단가 6500원의 채권이 약 900일 만에 7800원으로 뛴 셈이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이른바 '판교채권'으로 불리는 국민주택2종채권의 인기가 사그라 들 줄 모르고 있다. 국내 유일의 비과세 채권으로 '절세용 틈새상품'란 입 소문을 타면서 이를 찾는 고객은 늘고 있지만 물량 확보 자체가 쉽지 않다.
10년 물인 이 채권은 표면금리가 0%여서 이자에 붙는 이자소득세가 없다. 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돼 자금 노출을 꺼리는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업계 한 전문가는 "판교채권은 2006년 발행 시 액면가 대비 32%가량 할인된 가격에 팔렸다. 예컨대 액면가 1억원 짜리 채권을 구입할 경우 32% 할인된 6800만원에 살 수 있고 이를 만기까지 보유하면 1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며 "평균 수익률로 환산하면 연 4.5% 수준이지만 비과세 효과까지 감안하면 연 7%(금융종합소득세 최고세율 납세자 기준)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부정책에 따라 부자증세 기조가 흐려지는 가운데 자금 유동성 높아지고 인플레 가능성 커지고 있어 절세상품의 인기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며 "인플레 방어 수단으로 자금력이 있는 사람들의 관심이 채권에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물량 확보 자체가 쉽지 않다. 갈수록 이 채권을 찾는 수요는 늘지만 시장에 나온 상품이 없다. 만기 이전에 투자자들이 되팔기 위해 내놓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국민주택2종채권은 나오기만 하면 바로 소화되는 상품이지만 현재로서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려워 사실상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 보유자 성격상 자금여유가 있는 이들이어서 급전이 필요하지 않은 이상 양도차익을 얻기 위해 만기 이전에 되파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