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정몽준 "朴 탈당했으면서.. 이해가 안 돼"

"세상이 변하는데 규칙대로 하겠다니"

입력 : 2012-04-29 오후 12:01:2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29일 완전국민참여경선 도입과 관련해 "10년 전 그것 때문에 탈당한 분 아니냐. 그런 분이 지금 안 된다고 하니까 저는 잘 이해가 안 된다"고 박근혜 위원장을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박 위원장이 반대하고 있는데 입장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같이 대답했다.
 
정 의원은 "박 위원장은 하던 규칙이 있으니 그냥 하면 안 되느냐는 것인데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세상이 변하는데 우리는 우리의 규칙대로 하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대선출마를 선언했는데 이명박 정부의 공과에 대해 말해 달라.
▲국정의 중심은 정치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를 너무 멀리 하거나, 가볍게 생각하거나, 본인이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맞긴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인사와 관련해선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하지 않았나.
 
잘한 점은 이명박 정부 뿐 아니고 한나라당, 지금은 새누리당인데 그렇게 많은 의석을 가지고 있으면서 한 일이 없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많이 반성해야 하지만 그것이 타당한 지적은 아니다. 국회는 일반 기관과 다른 특별한 조직이고, 그 존재 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조직이다.
 
만약 이명박 정부가 탄생하지 않고 상대 후보의 정부가 탄생했으면 지금과 같은 세계경제와 안보의 위기 속에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배가 어디 쯤 가고 있을지 생각해 보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기여한 일이 있다. 그런 면에선 평가를 해주셨으면 하는 것이 제 생각이다.
 
경제를 살린다고 했는데 747공약 등 약속을 못지켰다. 참 가슴이 아프다. 그런데 7% 경제성장 공약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과 노 대통령을 비교해 보면 1% 가량의 차이는 있다. 노 대통령은 4%, 이 대통령은 3%인가 그렇다.
 
그런데 노 대통령 때는 세계경제가 큰 호황이었고, 이 대통령이 할 때는 큰 불황이었다. 세계적 흐름과 비교하면 과연 어느 정부가 열심히 잘 했는가를 알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1년 남았는데, 대북정책을 비롯한 외교정책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나.
▲현 시대의 특징은 국내문제와 국외문제를 구별할 수 없다. 상호의존이 큰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모든 중요한 문제는 그 해결방법이 국내에서만 찾을 수 없고, 국제적 협조를 통해서만 찾을 수 있다.
 
국내정치 안에서만 성장한 지도자가 현 시대에 과연 맞는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바깥 세상의 문제, 흐름을 정확히 이해하는 능력은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제가 그런 분야에 오랫동안 학교에서도 공부하고, 실제로 일을 해보면서 제 경험이 필요하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완전국민경선의 도입을 놓고 박근혜 위원장은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말을 하는데 민주통합당은 당헌에 의해서 국민참여경선을 한다고 규정한 것으로 안다. 민주당은 반드시 그것을 할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 마디로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있으면 그것은 곧 국민의 지지로 연결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가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거부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겠다는 생각은 저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박 위원장이 하던 규칙이 있으니 그냥 하면 안 되느냐고 하시는데,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는데 우리는 규칙대로 하겠다고 하는 이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박 위원장께서는 10년 전 국민참여경선을 하자고 하다가 안 되니까 탈당한 분 아니냐. 그런 분이 지금은 안 된다고 하니까 저는 잘 이해가 안 된다.
 
-경선을 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하면 탈당할 가능성이 있나.
▲저는 대한민국에서 무소속 국회의원을 오래한 사람인데, 한나라당에 들어온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탈당하지 않는다.
 
-출마선언문에서 파벌정치 타파와 대기업 규제를 말했다. 어떻게 이룰 생각인가. 
▲한나라당이 소멸하면서 새누리당이 탄생했다. 당시 저는 전당대회를 통해서 새롭게 하자고 주장했고, 박근혜 위원장은 비대위를 하자고 했다. 왜 전당대회 안 하는가 물어보니 첫째는 시간이 없다였고 둘째는 친이-친박의 갈등이 격화될 수 있어서라고 했다.
 
그런데 상대편을 보면 민주통합당은 통합을 하는 전당대회를 했다. 우리는 그런 것을 했나? 오히려 친박이 친이를 힘으로 많이 누르는 형편이다.
 
저는 대표를 했던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어려우니 용퇴하라는 이런 말도 많이 들었는데, 제가 대표를 한 사람으로서 친이와 친박의 갈등을 조절하지 못한 큰 책임 느끼고 있다. 그럼 당사자는 더 큰 책임을 느껴야 한다.
 
박 위원장도 당 대표 시절에 파벌정치를 하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왜 그런 말을 안 하는지 모르겠다.
 
대기업 문제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마차의 두 수레바퀴와 같다고 하셨다. 저는 경제를 전쟁이라 한다면 대기업은 포병, 중소기업은 보병이라고 본다. 둘 다 필요하다.
 
한 마디로 대기업은 혜택을 마니 받았는데, 받은 만큼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본다. 대기업의 창업자들은 다 선각자들이라고 생각한다. 벤처기업가라고 보는데, 그 벤처정신이 2세, 3세로 내려오면서 많이 퇴색한 것 아닌가 싶다.
 
대기업이 유지되려면 그러한 창업정신이 살아남아야 한다. 우리나라 대기업, 언론에서 재벌이라고 부르는데 창업자의 창업정신을 생각하며 일을 한다면 경제도 잘되고 기업도 잘되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이를 위해 제일 좋은 것은 대기업 당사자들이 창업정신, 벤처정신을 되새기는 것이다. 그렇지만 필요하다면 법적인 조치도 해야 한다고 본다. 계도하는 성격으로서의 법적인 조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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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