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박영준 전 차관에 대한 수사가 포스코 시공업체 선정 비리 의혹까지 번질 태세다.
2일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가 박 전 차관의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개입여부를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면서도 포스코가 파이시티 시공권을 따내는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에 대해 “언론에서 의혹이 제기된만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사건에서 수면 위로 드러난 포스코 관련 의혹은 두 가지다.
포스코가 지난해 5월 파이시티 시공사에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과정과 '영포라인'과 가까운 이동조 회장의 제이엔테크가 포스코 협력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 박 전 차관 등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그동안 포스코에 대해서는 "(조사)계획이 없다"고 해왔던 검찰이 이날 박 전 차관 소환조사를 계기로 “수사단서가 나왔음에도 안 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해, 국면이 달라졌음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이동조 회장에 대한 조사도 서두르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중국에 나가 있는 이 회장에게 문자를 통해 소환을 통보했다. 이 회장은 현재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검찰의 소환통보에도 아직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없어도 박 전 차관에 대한 파이시티 인허가 개입 의혹 등에 대한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 소환에 공을 들이는 것은 박 전 차관 관련 의혹 외에 또다른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2000년부터 박 전 차관과 알고 지낸 사이로, 포항지역의 유명한 유지로 알려져 있다. 이 정부 들어서 사업이 급성장했을 뿐더러, 박 전 차관과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들을 비롯한 이른바 영포라인의 든든한 후원자로 알려져 있다. 또 박 전 차관과는 정치적 후원자 내지는 자금책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검찰은 또 파이시티 인허가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서울시 공무원들도 잇달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까지 국장급을 포함한 8명의 서울시 공무원들이 조사를 받았으며,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도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출석한 박 전 차관을 상대로 파이시티 인허가와 관련해 돈을 받았는지와 금액의 규모, 대가성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시간이 오늘 자정을 훨씬 넘길 것 같다"며 "조사를 마치는대로 귀가시킨 뒤 다시 부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 전 차관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최시중 전 위원장에게 적용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와 함께 뇌물죄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