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오는 10일을 전후해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추가대책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를 비롯해 시장에서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취득세 인하 방안도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7일 "취득세 인하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현실화하는 것이 부동산 세제의 큰 방향이지만, 지방재정의 부담이 크고 부동산 경기활성화라는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취득세 인하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요구하는 정책 중의 하나지만,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앞서 지난해 3월 부동산 대책에서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취득세를 50% 인하하는 카드를 꺼냈지만, 재정악화를 우려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세수감소분을 보전해주면서 재정부담이 가중된데다 매끄럽지 못한 제도 시행으로 시장혼란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취득세 50% 인하 방안은 관련 법령이 같은 해 4월29일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정책발표 시점인 3월22일부터 소급적용하면서 그 이전에 집을 취득한 사람들이 형평성을 이유로 거세게 항의했다. 또 정책발표 시점을 전후로 시장이 오히려 얼어붙는 등의 부작용도 발생했다.
만약 이번 대책에 취득세 인하방안이 포함된다면, 한시적 취득세 인하가 종료된 지난해 말 이후 이미 주택을 거래한 사람들의 항의도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엄청난 재정부담도 취득세 인하 카드를 꺼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취득세 감소분 명목으로 보전해 준 세금은 2조원에 이른다. 내년 균형재정을 목표로 긴축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올해 다시 그만큼의 세수보전을 약속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주택거래량과 취득세 수입이 가장 많은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전체 2조9000억원의 취득세수입 중 정부보전액이 5800억원에 달했다.
지난달 새누리당이 거론하면서 논란이 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방안도 이번 대책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중과폐지 문제는 이미 과세가 올해말까지 유예돼 있기 때문에 지금 거론될 소지는 적다"며 "이번 대책에서 세제부분은 큰 덩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선이라는 큰 정치이슈를 앞두고, 무리수를 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에서 원하는 수준의 대책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