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국세청이 가족이나 종업원 등의 명의로 재산을 빼돌려 고액의 세금을 탈루한 전(前) 대기업 사주와 대재산가들의 세금을 끈질긴 추적끝에 받아냈다.
국세청은 지난 2월 출범한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의 추적조사를 통해 4월말까지 총 3938억원의 체납세금을 징수했다고 8일 밝혔다. 현금으로 징수된 체납세금이 2514억원이며 부동산 압류 등을 통해 확보한 세금도 1424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받아낸 체납세금에는 고질적인 장기체납자의 체납세금과 함께 전 대기업 사주, 대재산가 등이 차명 등을 이용해 숨긴 재산을 추적해 징수한 1159억원도 포함됐다.
이들은 대부분 거액의 재산이 있음에도 법의 허점을 이용해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었다.
체납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5000여 ㎡의 토지를 상속받고도 26년동안이나 등기를 하지 않은 사람도 있었으며, 10여 년 전 공익목적으로 수용된 토지의 용도가 변경돼 수백억원의 차익이 예상되는 환매권이 발생하자, 환매권 행사와 동시에 소유권을 이전해 체납처분을 회피한 사례도 있었다.
뇌물로 받은 거액의 현금을 추적당하지 않기 위해 자녀명의의 양도성예금증서를 활용해 70여차례나 입출금을 반복하거나, 차명으로 재산을 상속받아 처분한 후에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은 채 해외로 도피한 사례도 확인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내에서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해외로 재산을 은닉·도피한 체납자를 추적하기 위해 '숨긴재산 무한추적팀'의 활동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며 "세법질서를 훼손하는 악의적 고액체납자와 이를 방조한 자에 대해서도 조세범칙행위로 형사고발을 강화하는 등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