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단말기 자급제(휴대폰 블랙리스트)를 위한 할인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말기 자급제용 할인요금제는 기간 사용을 약속하고 사용하는 만큼 다시 '노예약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SK텔레콤은 다음달 1일부터 자급폰 이용자의 약정할인 가입을 받고, 3G 정액요금제(올인원) 요금할인율은 약 30%, LTE 정액요금제는 약 25%를 할인해 준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이달 29일부터 약정할인 가입을 받아 3G 정액요금제(스마트) 요금할인율은 약 35%, LTE 정액요금제는 약 25%를 할인해 준다.
이에따라 방통위는 중고 단말기 이용자나 약정기간 만료 후에도 단말기를 계속 사용하는 자가폰 이용자, 일반 유통망에서 단말기를 새로 구입하는 이용자도 요금할인이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두 통신사가 내놓은 약정할인 요금제의 경우 '사용기간'을 약속한 만큼 중간에 해지하면 위약금을 물어줘야 한다.
'노예약정'의 부활인 셈이다.
이통3사에 따르면 현재 사실상 '노예약정'은 없다.
소비자가 24개월, 30개월 등 약정을 걸지만 중간에 해지해도 그동안 받은 요금할인을 토해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남은 단말기 요금만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한 기간 만큼 요금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가입하면 통신사가 단말 유통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일정부분 얻은 수익으로 가입자에게 할인혜택을 준 것"이라며 "하지만 자급폰을 가져온 고객에게 똑같이 혜택을 주는 건 자사 가입자에게 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약정 위약금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방통위는 약정을 전제로 할인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만큼 약정파기시 위약금을 무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요금제 핵심은 사용자가 단말기를 어디서 구입했든 할인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약정이 싫다면 MVNO의 약정없는 유심요금제 등을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고객이 '노예약정'을 감수하고 할인 프로그램을 선택하더라도 3G/LTE 정액 요금제만 적용된다. 표준요금제 등을 선택할 경우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김모씨는 "블랙리스트가 도입되면 약정의 굴레에서 벗어날 줄 알았는데 할인혜택을 받으려면 또다시 약정을 걸어야 하냐"며 "심지어 중간에 해지할 때 위약금까지 물어야 한다면 차라리 통신사에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게 낫겠다"며 제도 시스템에 불만을 표했다.
한편
KT(030200)의 경우 자급폰을 위한 별도의 요금제를 오는 29일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KT의 요금제는 선택형으로 3G와 LTE 구분 없이 음성 기본료는 약 25% 할인율(2년 약정) 적용, 데이터와 문자 기본료는 요금할인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