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당권파, 이석기 꼭 국회에 보내려는 것"

"당권을 놓을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 아닌가"

입력 : 2012-05-14 오전 10:25:51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14일 전자투표를 통한 혁신안 통과에 당권파가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지금까지 당의 여러 권력을 독점하고 운영해온 분들이 그걸 안 놓겠다고 의지를 밝힌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유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최악의 폭력사태가 벌어진 12일 중앙위원회가 "의결기관의 결정이 자기에게 불리할 것으로 예측하고 회의자체를 막아버린 상황"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하여 인터뷰를 하고 있는 장면)
 
유 대표는 "그분들이 이성과 상식을 회복하길 부탁하고, 또 촉구하는 것 외에는 현재로선 저희도 주먹으로 할 순 없지 않냐. 그래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유 대표는 "평소에 그 말을 안 쓰지만 여하튼 당권파, 지금까지 옛날 민주노동당과 지금 통합진보당에서 주로 중앙당과 시도당 조직을 책임지고 운영해왔던 어떤 분들, 의견그룹이라고 하든 정파라고 하든 하여튼 있다"며 "그분들이 당권을 놓을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단순한 정치적 욕심이든 이권이든 있는 것 같다"며 "그렇지 않고는 그런 폭력사태를 일으킨 이유, 그것을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며칠간 많이 노력했다. 그냥 비이성적인 집단이라고 말해선 답이 없는 것이고, 이분들의 이런 행위에 어떤 합리적인 이유가 들어있는 걸까 생각해 볼 때 두 가지인 것 같다. 하나는 어떤 일이 있어도 당권은 못 놓겠다. 또 어떤 일이 있어도 이석기 당선자는 꼭 국회에 보내야 되겠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 대표는 "그러기 위해서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될 때까지는 당 의사결정기관의 결정을 다 막아야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그거 말고는 달리 (폭력사태를) 설명할 길이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처음에 서로 변화하기로 약속하고 통합을 했다. 합법적이고 대중적인 정당으로 가기로 합의를 하고 통합을 해서 당을 만들었다. 그런데 당권 거래설, 대권 뭐 이런 얘기도 나왔지 않냐"며 "저에 대해서 대선후보로 나가든 당 대표를 하든 뭘 하고 싶다고 그러면 같이 해주겠다는 의사를 여러차례 전해왔다"고 당권파의 제안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어느 날 누구와의 만남에서 거래를 제안했다는 것이라기 보다는 통합 전부터 논의해 온 과정에서 제가 몇달간 그분들을 지켜본 결과 이분들하고 같이 힘을 합쳐서 파당을 짓게 되면 큰일 나겠다는 그런 생각이 있어서 정중하게 거절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것보다는 당을 제대로 해서 국민들이 이 당을 속속들이 알 때 더 잘 지지해줄 수 있는 그런 좋은 정당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호소를 여러차례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하고 있다"고 하소연을 했다.
 
그는 아울러 "그분들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생각하는 어떤 당의 발전 방향, 또 당의 어떤 힘을 키우는 방법을 생각할 때 (제가) 그렇게만 해주면 모든 것을 협조해서 같이 할 수 있다는 의사를 한 것"이라며 "저는 이대로 가서는 세력은 커질지 모르지만 국민들에게는 버림받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내부에 있는 문제, 비민주적인 요소들, 불투명한 것들, 불법적인 것들을 다 쳐내고 완전히 투명하고 합법적이고 더 많은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정당으로 가기 위한 계획을 내야 된다고 했다"고 경과를 설명했다.
 
분당설에 대해서는 "당원들이 저보고 많이 얘기한다. '대표님, 절대 나가지 맙시다. 악착같이 이 당에서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끝까지 싸웁시다' 그렇게 저한테 많은 당원들이 말씀주시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며 "지금 당 혁신을 추진하는 쪽이 나갈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분명히 했다.
 
유 대표는 "지난 중앙위도 그렇고 오늘까지의 상황도 그렇고 국민여러분들께 당 공동대표로서 죄송하다"며 "뭐라고 해도 변명이 안 되고 정말 죄스러워서 동네에서 나가기도, 집 밖으로 나가기도 굉장히 어려울 정도로 그렇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잘 해결해 나갈테니 좀 더 지켜봐 주시라"며 "저희들이 계속 못하면 버림받아도 할 수 없지만 잘 하려고 노력을 하니까 보시고 한 번이라도 더 기회를 주시면 좋겠다는 어려운 청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유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실시되는 중앙위 안건 처리 전자투표에 대해선 "통합진보당 당헌 제3조 규정에 따라서 한 것"이라며 "당 사무총장이 지금 공동대표를 인정을 안 하고 중앙위 의장단이 개설한 전자투표를 막아놓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당 홈페이지에 링크하지 않고 곧바로 URL 안내를 해서 투표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10시까지 투표가 끝나면 투표자 명단을 다 밝혀줘야 된다"며 "후속작업하고 나중에 검증에 대비한 봉인작업을 하는 것 때문에 오후 1시가 넘어야 결과를 발표할 수 있지 않나 보고 그것까지 발표를 드리면 비대위가 출범하고 저는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간다"고 거취를 전했다.
 
유 대표는 투표결과에 대해선 "투표율을 제가 아직 정확히 모르는데 무난히 의결정족수를 넘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장원섭 사무총장 등 당권파가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공식사이트가 아닌 건 아니고 원래 당 홈페이지가 있고 투표시스템이 있는데 시스템은 업체의 것"이라며 "업체의 투표시스템을 당 홈페이지 메뉴에 연동하는 게 정상적인 건데 연동을 끊어놓고 있다. 사무총장이 제공한 회의실에서 회의를 안 하고 다른 데서 하면 무효다는 주장과 똑같다. 자기가 막아놓고 무효라고 그러면 그건 참"이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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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