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이 2010년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 수사 당시 증거인멸에 사용됐던 대포폰을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의 부탁으로 만들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유열
KT(030200)사장(홈부문)을 곧 검찰에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0년 7월 초 이 전 비서관으로부터 '업무적으로 잠깐 쓰겠다'는 요청이 있어 핸드폰을 제공한 바 있다"면서 "해당 핸드폰이 보도된 바와 같이 사용돼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서 사장은 이어 "해당 핸드폰은 대포폰이 아닌 차명폰"이라면서 "대포폰은 신원 불상의 사람의 단말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번 경우와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서 사장이 개설해 이 전 비서관에게 건넨 차명폰이 증거인멸과 관련된 연락수단으로 사용된 것이 밝혀진 이상, 서 사장의 검찰 소환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 전 비서관은 2010년 7월7일 서 사장에게 직접 차명폰 개설을 요청했고, 비서관실 여직원을 통해 해당 차명폰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이 전 비서관은 서 사장으로부터 건네받은 차명폰을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했고, 이는 다시 불법사찰 증거인멸에 관여한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전달됐다.
문제의 차명폰은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최 전 청와대 행정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증거인멸과 관련된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목적으로 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 고위관계자는 "차명폰을 만들어줬다는 사실만으로는 범죄가 되지 않는다"면서 "서 사장에 대한 구체적인 소환계획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