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이 3달 만에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했다. 침체된 실물경제를 살리겠다는 의도다.
지준율 인하가 경제 성장 지지에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심리적 지지선인 2400포인트를 맴돌고 있는 증시와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에도 희망적인 소식이 될 수 있을지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지준율 0.5%p 인하..올 들어 두번째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은 오는 18일부터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형 금융기관의 지준율은 20%, 중소금융기관은 16.5%로 조정되며 시장에 약 4000억위안의 자금이 공급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투자와 소비 등 지난달 경제지표가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 지준율 인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며 "시장 유동성 공급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1일 발표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전망에 부합한 3.4%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기간 산업생산, 소매판매, 도시고정자산투자는 모두 예상보다 낮은 9.3%, 14.1%, 20.2% 증가에 그쳤다.
루정웨이 싱예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라며 "정책의 즉각적인 효과를 이끌어내는 것은 지준율 인하 뿐"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시장 회복 기대감.. 실질적 효과는 '글쎄'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 약 4000억위안의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되자 일부 전문가들은 이 중 일부가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리즈 365부동산연구원 원장은 "은행의 유동성이 늘어나면 대출 자금 중 일부가 부동산 영역으로 흘러들 수 있다"며 "경기 둔화 시점에 대출을 받아 주택 구매자에게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비교적 좋은 선택"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시장 자금의 부동산 유입 여부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타났다.
장홍웨이 통처컨설팅센터 매니저는 "최근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투기 수요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투기 억제를 위한 규제정책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아 단기내에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융자난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원활한 자금 흐름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 상승 모멘텀이 될 지는 기다려 봐야
지준율 인하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 역시 낙관적인 전망과 제한적인 전망이 엇갈렸다.
리다샤오 잉다증권 연구소 소장은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는 통화완화 의도가 명확하다"며 "안정적 경제성장과 증시 안정에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취홍빈 HSB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준율 인하는 안정적 경제성장 유지라는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통화정책은 단기적인 수단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가 과열됐을 때는 시장을 압박하고 경기가 위축됐을 때는 시장의 숨통을 틔우는 정책에 의존해서는 장기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4월 주식시장 개혁방안 등 정책 호재에 힘입어 단숨에 2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지만 실물 경제지표가 저조한 성적을 내자 일주일 만에 50포인트 가량이 빠지며 2%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현지시간 오전 11시30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58포인트(0.19%) 오른 2399.56으로 장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