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민간인 불법사찰과 증거인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이 추가기소와 병합 여부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 전 비서관과 최종석 전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 진경락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한 이후에도 '불법사찰 윗선'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검찰은 이르면 이달말쯤 이 전 비서관을 관련 혐의로 추가 기소할 예정이다.
이후 이 전 비서관, 최 전 비서관, 진 전 과장의 사건별 병합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8부(재판장 심우용 부장)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이 전 비서관측 변호인은 "수사기록을 검찰로부터 늦게 받아 아직 검토하지 못했다"며 준비기일을 연장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은 이어 "검찰이 (이 전 비서관을) '윗선의 지시 여부'에 대해 추가로 기소할 걸로 알고 있다. 추후 기소되면 이 사건과의 병합 여부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전 행정관측 변호인 역시 "재판을 받아보지도 못한 채 피고인들의 구속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아직까지 우리는 피고가 무엇에 대해 기소되었는지도 정확히 모른다. 수사기록을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공판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검찰측은 "법정제출 증거서류는 우리가 판단해서 제출한다. 앞으로 원하는 자료를 최대한 제공하겠다"면서 "(이 전 비서관의) 추가 기소 여부는 이르면 5월말쯤, 늦어도 6월 초에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4일 한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날 공판에는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 그리고 진 전 과장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재판 뒤 이 전 비서관 측의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선 검찰의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자료삭제를 지시한 부분이 증거인멸에 해당되는 것인지는 법률상 다툼이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