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허리'가 생명!"..제2회 강소기업 포럼

입력 : 2012-05-14 오후 5:16:25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중견기업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위치한 기업이다. 제도적으로는 상호출자제한 대상이 아닌 기업 중 중소기업보다 월등한 규모로 성장한 회사를 통칭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이분법적인 기업 구조에서 사실상 '허리' 역할을 수행하는 국내 중견기업 숫자는 총 1300여개 정도로 추산된다. 이는 국내 전체 기업의 0.04% 수준에 불과하지만 국내 전체 고용의 8%, 매출과 수출은 12~13%를 차지한다.
 
즉 산술적으로 중견기업 비중을 1%만 끌어올려도 고용과 매출이 2배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의미다.
 
반면 이같은 중견기업은 각종 정부 지원 차단, 대기업과의 경쟁 격화 등 글로벌 기업이나 대기업으로 발돋움 하는데 있어 수많은 장벽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저해하는 것은 기업 환경, 즉 잘못된 기업 생태계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14일 중소기업연구원이 주최한 '제2회 대한민국 강소기업 포럼'에서는 한국 경제의 '허리'로 기능하는 중견기업의 중요성과 육성 방안, 이를 통한 동반성장 및 경제 선순환 구조 창출 등 다양한 안건이 논의됐다.
 
강연에 앞서 축사에 나선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은 "중소기업이 영업에 성공해 어느 정도 규모에 이르면 제도적 혜택이 사라지는 지금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며 "이같은 경영환경에서는 강소기업이 육성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서 공정한 룰이 존재하고 중소기업이 정당하게 대우 받는 동반성장 문화가 정착된다면, 우리나라엔 수만개가 넘는 강소기업이 서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균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최근 중견기업의 가업승계 문제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기업의 영속성에 초점을 맞추고 이런 부분을 좀 더 부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14일 열린 대한민국 강소기업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중견기업은 신성장동력"
 
문승욱 지식경제부 중견기업정책관은 무역 1조달러 시대의 과제로 중소·중견기업의 상대적 부진을 꼽았다.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 높고 고용창출 효과가 미흡한 중소기업계에 신성장동력의 발굴을 위해 중견기업 육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 중 496개(38% 수준)가 17대 신성장동력분야에서 성장 중이며,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4만3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한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2차 전지산업의 경우 국내 일부 기업이 미국 전기 자동차 시장에도 납품하고 있을 정도로 미래 성장동력 산업의 기반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문승욱 정책관은 중견기업 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지속적인 제도 개선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의 이분법적인 대·중소기업 구분이 중견기업을 제도적으로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 두고 160여개의 중소기업 관련 제도가 적절히 활용되지 못하는 문제가 맹점으로 지적됐다.
 
그는 "중소기업을 대상을 한 제도와 시책 등을 전방위적으로 분석해 중견기업에 적용, 또는 일정기간 부담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R&D 지원 비중도 지금보다 4% 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전방위 FTA 시대를 맞아 중견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해외정보 내비게이션, 기술규제 대응 지원, FTA 활용 지원, 법률 서비스 등 통합 서비스 센터를 구축해 글로벌 마케팅을 적극 지원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기업주기 고려한 맞춤형 지원 필요"
 
홍성철 중기연구원 박사는 중소기업의 성장 주기에 맞는 맞춤형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간의 라이프사이클처럼 중소기업의 성장에도 일정한 틀이 존재하는데, 이같은 성장곡선을 분석해 성장경로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성철 박사에 따르면 제조업 기준으로 성장경로상 제1변환점(변곡점)은 약 8~9년 후인데, 이같은 변곡점을 통과하게 되면 기업은 약 10년동안 성장 정체를 경험한 후 성장세를 다시 회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창업기, 성장기, 정체기, 재도약기 등 각 성장단계에 맞는 기본 정책 방향을 통해 차별화된 전략을 제시되야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김문겸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중소기업계에 만연한 불필요한 규제 및 진입장벽을 지적하며 규제 유연화 및 탄력적인 규제 개혁 등을 주장했다.
 
김문겸 옴부즈만은 "검사, 인증, 교육, 서류, 수수료 등 중소기업에게 부담을 주는 규제가 너무 많고 실제로 큰 비용을 유발한다"며 "특히 지자체 차원에서 지역 이권, 행정 편의 등을 위해 사업기회를 박탈하거나 진입제한을 너무 까다롭게 형성함으로서 기업 활동을 저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은 중소기업 규제개혁 전담기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규제유연화법도 시행 중이며, 독일의 경우에도 불필요한 행정규제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2006년부터 5년간 규제비용 25% 경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중소기업이 불편 없이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특정규제에 대해서는 일몰제를 적용, 또는 한시적 유예 등을 탄력적으로 사용하는 규제개혁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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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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