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이석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17일 "12시간, 20시간 정도 (반론을) 받는 것이 진보정당의 원리"라고 주장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2일 중앙위 폭력사태와 관련해 심상정 전 공동대표가 9시간 동안 당권파의 반론을 들어줬지만 안 됐기 때문에 표결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이 당선자는 "민주주의가 진보정당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권리"라며 "반대에 대한 반대도 이유가 있다. 그런 게 해소가 되고 합의가 되는 것이 진보정당"이라며 당권파가 보여준 '무한 필리버스터'를 옹호했다.
이 당선자는 조직적·계획적 폭력이라는 주장에도 "진보당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좀 있어야 된다"며 "중앙위라는 게 과도기 성격을 띄고 있다. 현재 중앙위는 당원들이 직접 선출한 중앙위원들이 아니다. 통합하는 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서로 배려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방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강행하는 것은 통합정신에 반한다. 당시에도 보면 안건 발의는 견해가 많이 제기되는데 이 제기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행처리를 한 것에 대해서 아마 많은 분노가 터져나온 것 아닐까"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시민 전 공동대표도 조직적 폭력이라는 의심을 하더라는 사회자의 말엔 "좀 신중하게 말씀하셔야 된다"며 "당원의 명예가 달린 문제다. 근거도 없이 심증만으로 개입적 폭력, 이거 엄청난 폭력적인 표현 아니냐. 신중하셔야 된다고 말씀 드린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당선자는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이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된다"며 "책임의 문제도 실질적으로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가 정확하게 규명이 돼야 한다. 책임자 처벌은 당의 화합과 발전이라는 본래의 목적이 있는 만큼 신중하게 당원의 의사와 정서와 요구를 잘 반영하는 그런 정치적 판단이 있어야 된다"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당권파가 추진하는 당원비대위에 대해서는 "확정됐다는 표현은 그렇다"면서도 "지금 비대위가 반쪽짜리 비대위라는 게 상당부분 의견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전체 다수의 의사와 요구를 실현할 수 있는 당원 중심의 비대위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거론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 대해서는 "왜 이렇게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엄청난 고통을 견디면서 왜 견딜까. 왜 견딜까. 그게 국회의원 자리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지 않냐"며 "그건 억울하게, 마치 무슨 부정선거에 개입했거나 공모자로 몰리는 당원들의 울음, 분노. 그 울음을 누가 해소하냐. 진실을 밝히고 진실에 기초해서 국민 눈높이로 정치에서 판단한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말해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당선자는 "진실도 밝히지 않고 엄청난 여론몰이에 몰려서 마치 마녀사냥하는 것처럼 정치의 희생양으로 모는 방식은 국민들이 과연 바라는 것인가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하셔야 된다"며 "잘못된 진단과 잘못된 처방에 의해서 극단으로 치닫는 것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방사퇴, 징계, 이런 방식이 너무 폭력적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총체적 부정이든 총체적 부실이든 이 표현 자체가 굉장히 막연하고 모호하다"며 "몇 퍼센트가 부정이냐. 보통 보면 사물을 판단해서 부정이 한 70%다. 아니면 50%다. 이렇게 될 때 총체적 부정과 총체적 부실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며 "이번 비례선거는 온라인이 90%고 오프라인이 10%밖에 안 된다"고 항변했다.
그는 아울러 "국민들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객관적 팩트가 잘 전달되고 있지 않다"며 뭉텅이 투표용지 등 현장투표 부정사례에 대해선 "전체 선거의 10%를 차지하는 일부의 문제다. 선거 전체를 부정할 만큼의 내용은 아니다"고 치부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 진보정당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당원들에 의해서 직접 선출된 후보"라며 "당원들 의사와 요구를 묻자는 것이 소박한 제 견해"라고 거듭 당원 총투표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