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유통서비스업종 적합업종 선정을 위해 공청회를 열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실행방안 없이 혼란만 야기하는 등 추진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유통·서비스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해 연구 용역을 의뢰 받은 중소기업연구원 측은 "이미 연구가 완료단계에 도달했다"며 "이르면 1~2주 내로 유통·서비스 적합업종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정책 추진 주체인 동반위는 망설이고 있는 것이다.
동반위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3일 공동 개최한 중소기업유통서비스 공청회는 당초 동반위가 연내 추진하기로 했던 유통·서비스 적합업종 선정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서비스분야 적합업종 도입의 필요성'만 확인한 자리였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주장을 조율할 목적으로 개최되는 공청회가 동반위의 준비부족 등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막을 내린 셈이다.
이번 공청회에 참가한 한 소상공인은 "사실상 작년 7월말에 진행했던 공청회를 통해 논의된 내용에서 전혀 진전된 바가 없는 공청회였다"면서 "예정대로라면 작년 말 상생법이 개정될 때 함께 추진되어야 할 사안이 다시 처음부터 시작되고 있는 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적합업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며 "확실한 기준에 대한 연구가 발표되고 나면 추후 이 문제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공청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동반위 관계자는 이후 공청회를 비롯한 가이드라인 선정 시기 등에 대해 애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향후 추가적인 공청회가 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위원회가 의뢰한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번 공청회가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다양한 의견들이 추후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번 적합업종 선정 관련 연구를 직접 수행한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은 거의 완성된 상황"이라며 "연구 결과에 나타나듯이 서비스 업종의 생계형 소상공인들은 보호가 매우 시급하고 다른 분야에 대한 연구도 더 진행되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동반위가 느긋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계 관계자들은 유통서비스 적합업종 선정의 연내 추진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퍼져나가고 있다.
만약 가능하다고 해도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이 최근 언급한 '부분 도입' 방식을 취할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계 일각에서는 동반위의 정책 추진 의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내보이며 중소기업청이 적합업종 선정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이양 받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더욱이 우여곡절 끝에 동반위가 유통·서비스업 적합업종 선정 결과를 발표한다고 해도 사실상 법적으로는 자율조정 형태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제로 생계가 막막한 영세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동주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실장은 "상생법상 동반위는 적합업종과 관련한 1차적인 자율조정 기관인데 사실상 법적 구속력도 없는 적합업종 제도를 공포하고 끝낼게 아니라 중기청이 연구·조사부터 후속 조치까지 모두 이양 받아 행정력이 수반된 확실한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