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vs 박근혜, 박태규 연루설 놓고 '난타전'

입력 : 2012-05-24 오후 12:55:1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그야말로 난타전 양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박지원 의원에 의해 제기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 연루설 의혹을 놓고 여야가 치열한 설전과 고소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인 박태규씨를 만났다"며 로비 연루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난타전은 1주일을 넘기며 확전 양상이다.
 
이에 박 전 비대위원장 측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일축했고, 이에 민주통합당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두 사람의 만남과 관련해서 작년 저축은행 사태가 본격화 되고 있는 시점에 한 언론사에 의해서 보도된 바도 있었다. 수사당국의 조사로 까지 이어지는 진행은 없었지만 박태규씨의 최측근 B씨가 두 사람 간의 만남이 한 호텔에서 있었다는 증언이었다"며 수위를 높여나갔다.
 
그러자 21일 박 전 위원장 측은 박 원내대표, 이런 사실을 방송에서 언급한 나꼼수의 김어준, 주진우 기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그 다음날인 22일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 것 같아 기쁘다"며 "'나꼼수 주진우 기자가 취재원의 육성녹음을 가지고 있고 저도 복수의 유명인사가 진술해 준 내용이 있다"며 되받아치기도 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도 "이번 기회에 네거티브를 좀 뿌리뽑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전혀 물러섬이 없었다.
 
그 다음날인 23일에 이르러서는 박근혜-박지원이라는 개인의 싸움에서 완전히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차원으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친박 정치인으로 박 전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정현 의원이 23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갖고 있는 관련자료를 지체없이 즉각 다 공개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민주당을 거짓말만 일삼는 형편없는 집단으로 볼 것"이라고 말해 민주통합당을 거론하기에 이르렀다.
 
이 의원은 또 "국민은 민주당을 당 대표까지 앞장서 허위사실을 유포하면서 네거티브를 일삼는 질 낮은 사람들이 모인 정당으로 취급할 것"이라고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통합당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다시 논평을 내고 "박 전 위원장에게 '수첩공주'에 이어 '고소공주'라는 새로운 별칭마저 생길 것 같다"며 "아마도 '고소공주'라 했다고 이 마저도 고소할 듯 싶다"며 한층 발언의 수위가 감정을 건드리는 방향으로 내달렸다.
 
이에 박 전 위원장의 최측근인 이정현 의원이 다시 등장해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은 깐족거리지 말고 증거를 제시하라"고 비난했고, 다시 민주통합당은 "대변인까지 한 사람이 야당 대표의 의문 제기에 대해서 막말을 한 데 대해서 분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급기야 24일에 이르러서는 이 싸움에 발을 담그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19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민들이 거는 기대는 정쟁을 삼가고 민생 등 여러운 문제를 풀어달라는 것인데,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지겠다'는 발언을 하는 등 정치를 희화화 하는 모습은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우리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야권의 네거티브 공격과 무차별적인 공세가 갈수록 심해질 것인데 아니면 말고 식의 무차별 폭로공세에 대해 강력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 원칙은 당내 경선과정에서도 적용돼야 한다. 경선관리위나 후보검증위에서 네거티브 대응팀이나 위원회를 구성해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서병수 사무총장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력 대통령 후보를 흠집내기 위해 사실이 아닌 말을 사실인 듯이 반복해 국민에게 각인시키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명예를 훼손하는 이런 행위는 현행법으로 당연히 처벌해야 되고 검찰에서도 빨리 수사해야 된다"며 "이 발언 속에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이고 정치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하는 정치권의 행태는 반드시 반성하고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민주당 이규의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다시 논평을 내고 "시한폭탄으로 등장한 박 전 위원장과 박태규씨의 만남이 검찰의 수사로까지 이어지면 박 전 위원장이 검찰에 가서 사실여부를 밝히면 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상식을 뛰어넘어 박지원 비대위원장을 끌고 들어가려는 박근혜 위원장 측의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에 아연 실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19대 대선을 7개월 가량 남겨둔 가운데 유력 대선 후보인 박 전 위원장을 둘러싼 여야 간의 난타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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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