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경선이 치열한 양강싸움으로 흥미진진하다. 이해찬 후보가 '대세론'을 앞세워 우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지만 이른바 '이박연대'의 역풍과 김한길 후보의 '바람'이 매세운 탓이다.
24일까지 울산을 시작으로 부산과 광주·전남, 대구·경북까지 4곳에서 치른 지역순위 경선결과 누계에서 김한길 후보는 1024표를 획득해 972표의 이해찬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정가에선 첫날 울산에서 김 후보가 기선을 제압했을 때, 대구·경북에서 재차 1위를 했을 때 이 후보가 각각 4위와 3위에 그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고 있다. 김 후보가 두차례 수위를 점하는 동안 이 후보가 좀처럼 힘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이에 대해 "당심이 민심을 잘 수용한 결과"라며 특히 대구·경북 승리에 "박근혜 의원의 고향이자 그를 가장 잘 아는 지역에서 저를 1위로 만들어 주신 것은 12월 대선에서 박 의원을 꺾으라는 명령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이 역풍을 타고 김 후보에게 반사이익의 효과를 가져온 것은 자신감의 바탕이 됐다. 이 후보가 부랴부랴 '공정한 경선'을 강조했지만 아직까지는 김 후보가 더욱 탄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측은 다소 조급한 눈치지만 앞으로의 일정을 볼 때 얼마든지 재역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25일 이 후보의 고향인 충남과 대전지역 대의원 투표가 열리고, 29일에는 그를 6선으로 만들어준 세종시와 충북이 기다리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이 후보와 한명숙 전 대표가 유세를 누빈 곳은 인산인해를 이뤘었다. 민주당이 대전과 충남·충북, 세종시에서 도합 10석을 얻은 것도 이 후보의 공이 크다는 평가다.
아울러 1만2407명의 대의원 선거인단 가운데 수도권(서울 2798명, 경기 2640명)의 비율이 44%에 육박하는 점에도 이 후보는 기대를 걸고 있다. 대의원 30%에 모바일 70%를 합산하는 것도 이 후보에게 불리할 것이 없다는 계산이다.
한편 26일 열리는 경남지역 대의원대회도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차기 잠룡으로 평가받는 김두관 지사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변수라는 소리다. 두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맞아 김 지사를 각각 예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