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의 중앙당 당직자가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권태홍 공동집행위원장을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했다.
당권파 김미희 의원의 남편인 백승우 전 사무부총장은 30일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 "강기갑 비대위 권태홍 공동집행위원장을 오늘 당기위에 제소했다"는 글을 올렸다.
백 전 부총장은 "진보정당인 통합진보당은 강령과 당헌당규에 기초해 당을 운영해야 한다"며 "소위 진보정당 지도자라는 분들이 자의적인 사고로 당을 이끄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당헌당규를 위반한 부당한 인사를 철회하고 원래 보직에서 정당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빠른 조치를 부탁드리겠다"고 당부했다.
혁신비대위가 지난 18일 구 당권파가 장악해 온 사무총국 등 당직 전반에 대한 인사조치를 단행한 것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백 전 부총장은 "통합진보당의 인사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근거에 기초한 인사발령이 되어야 한다"며 "사무총국 당직자가 징계사유도 없이 억울하게 보직변경 되고 정치논리로 정치적 보복인사가 되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안팎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구 당권파가 6월 말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되찾아 오기 위해 부산·울산·경남연합과 손을 잡고 참여계 고립작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령당원 논란을 불러왔던 부실한 당원명부 관리 및 재정 등 회계에 관한 사무를 장악했던 사무총국 개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참여계 권태홍 공동집행위원장을 제소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민병렬 공동집행위원장이 혁신비대위의 쇄신안 가운데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에 대한 출당 조치에 반대하고 있고, 부정경선 진상조사 특위에 당권파로 지목되는 인물 4명과 민노계 당직자 출신들을 대거 선임한 것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민 위원장은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퇴를 거부하는 비례당선자들에게 더 이상의 정치적 해결 노력 없이 즉시 정치적 사형선고인 제명 절차로 들어가야한다는 당내 주장을 어떻게 봐야합니까? 당의 극한대립과 파국은 막아야하지않을까요?"라고 쓴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구 당권파가 2차 진상조사위를 통해 조준호 전 공동대표의 총체적 부실·부정선거 결과 발표를 뒤집고, 울산연합과 손을 잡아 6월말에 있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탈환한다는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사실상 궁지에 몰린 경기동부의 구 당권파가 이번 사태에 대해 관망하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연합과 손잡고 당권을 탈환함과 동시에 참여계를 축출한다는 것이다.
현재 13명의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 가운데 구 당권파(이석기·김재연·김선동·오병윤·김미희·이상규)가 6명으로 5명에 불과한 쇄신파(심상정·노회찬·박원석·강동원·윤금순)를 수에서 앞서고 있다.
구 당권파가 영입한 비례대표 정진후·김제남 의원이 아직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출당도 의원총회에서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되면 결국 혁신비대위가 추진하고 있는 일련의 당 쇄신책은 무력화된다. 여기에 참여계를 축출함과 동시에 부울경연합과 손잡고 당권을 되찾게 되면 통합진보당은 창당 이전과 비슷하게 되돌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