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전 지사 "유동천 회장 돈 5백만원 받아"..일부 시인

유 회장은 돈 준 장소 진술 번복

입력 : 2012-06-07 오후 4:14:00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유동천(구속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대웅)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이 전 지사는 "도지사 직을 상실한 이후 유 회장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지사는 이어 "그러나 유 회장에게서 500만원 이외의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며 "유 회장이 금품을 계속 주려고 했던 적도 있지만 이를 거절했다. 500만원을 받은 건 저의 잘못으로, 유 회장의 거짓은 거짓으로 밝혀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유 회장은 이 전 지사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장소와 시기를 특정짓지 못하고 진술을 번복해 검찰과 변호인을 당황케 했다.
 
유 회장은 '이 전 지사를 처음 만난 장소가 집무실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I호텔인 것 같다"고 답변했다가 "집무실인지 I호텔인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유 회장은 "2009~2011년 사이 해마다 1000만원씩 이 전 지사에게 건넸다"면서도 돈을 건넨 장소에 대해 '일식집과 집무실, 복집'의 순서를 몇 차례 번복했다.
 
이에 변호인측이 "돈을 건넨 장소를 증인이 특정짓지 못한 채로 진술이 왔다갔다 하다보니, 증인의 진술을 반박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유 회장은 "기억이 '아리까리' 하다"고 표현했다.
 
검찰은 이 전 지사가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2009년 10월쯤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제일저축은행 회장 사무실에서 유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 1000만원을 받는 등 총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전 지사는 지난 2010년 강원도지사에 당선됐지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돼 도지사직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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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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