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현재 유럽발 금융위기는 지난 2008년 보다 심각한 수준이라 해결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또 다시 위기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8일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초청연설에서 "이번 유럽 금융위기는 국가별 이해관계가 달라 일사분란하게 대응할 수 있는 리더십이 떨어지고, 추가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반면 2008년 리먼사태의 특징은 미국이라는 단일 국가에서 발발했기 때문에 조치가 신속했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여력이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또 스페인 은행위기가 빠른 시일 내에 봉합되지 않으면 유로존 전체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스페인은 경제규모가 그리스의 5배인 만큼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클 것"이라며 "1929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지난 4일 간부회의에서의 발언을 반복했다.
일부에서 제기됐던 정부의 위기감 확산 의도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위원장은 "다만 대공황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해 위기감을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충격 이후 나타날 자본주의 패러다임의 변화에 초점을 둔 발언이다"라고 말했다.
대공황 이후 자유방임주의가 수정자본주의로 경제운용의 패러다임이 전환된 것처럼 1970년대 이후 자리잡은 신자유주의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된다는 것.
김 위원장은 "신자유주의에서는 완전한 시장중심으로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하면서 문제가 커졌다"며 "향후에는 수요자 중심으로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