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전세계적으로 금융리스크가 실물경기로 전이되면서 금융위기가 지속하면서 금융감독체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독기능을 강화해 위기 발생 이전에 리스크를 예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감독체계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금융학회는 8일 특별 정책심포지엄을 열고 현재 금융감독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편안을 논의했다.
김대식 한국금융학회 회장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선진국들은 이미 자국 금융감독체계의 한계를 인정하고 개편에 나섰다"며 "우리 역시 체계 개편 없이는 금융 감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으며 금융 선진화도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역시 금융감독기구의 독점성과 경직성으로 인한 문제 발생을 그대로 두면 안된다는 얘기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는 1998년 통합감독체계 출범 이후 문제점이 계속 노출되고 있다"며 "금융위원회가 금융정책업무와 감독정책업무를 동시에 수행해 감독정책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감독 부실화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빈 교수는 "특히 금융위는 금융감독 업무 전반에 관해 심의 의결하고 금융감독원은 집행업무를 수행하는 형식이라 역할 중복이 불가피하다"며 "두 기관 간 감독정책의 입안과 집행이 조화롭게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쟁과 책임회피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정책이 금융감독을 압도하고 있는 현실, 국제금융정책과 국내금융정책의 분리, 금융소비자 보호 기능과 시장규제 기능의 취약함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금감원, 건정성감독원과 시장감독원으로 분리해 민간화"
참석자들은 체계를 개편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감독활동이 가능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변화는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석헌 숭실대학교 교수는 "우선 금융위 정책업무와 감독업무를 분리해 감독기구의 독립성을 보장해 줄 필요가 있다"며 "금융감독원은 건전성감독원과 시장감독원으로 분리해 건전성 감독기능에 행위규제와 소비자 보호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금융감독원에서 분리되는 건전성감독원과 시장감독원은 공적 민간기구로 설립해야 한다"며 "민간기구 형태가 되면 금융감독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고, 재원확보가 용이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감독원이 민간기구가 될 경우 집행력이 약화될 수 있고 정부의 협조가 줄어들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양채열 전남대학교 교수는 "이런 단점에도 감독원이 민간 기구일 경우 독자적 재원 확보로 정치권과 산업포획을 차단할 수 있어 투명한 감독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 유관기관 간 협조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는 "법제화된 협조체계 구축으로 정보 공유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건전성감독원, 금융시장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유관기관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