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2년 전 전세대란이란 불편한 기억을 가진 세입자들이 전세계약 만료 시점이 다가오자 불안감에 미리 전셋집 선점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세난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11년초는 심각한 전세난에다 겨울 학군이동 수요까지 겹치며 `전세대란`으로까지 확대되던 시기로 2년이 지나는 내년은 계약만료시점이다.
◇‘전세대란’ 불편한 과거 피하기 위해 전셋집 선점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분기 서울 전셋값 상승률은 5%로, 전세난이 심화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분기별 전셋값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수요자가 폭증하며 전셋값 상승률도 절정에 달했다.
때문에 2013년 봄 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들이 전세계약 만료일이 다가오자 당시의 불편한 기억을 떠올리며 미리 전셋집 찾기에 나서고 있다.
용인 동천태양공인 대표는 “최근 봉천동에 전세사는 분이 전세를 구하러 왔었다”며 “전세만기가 내년 1월인데 지난 계약에서 고생을 너무해 미리 집을 구한다고 말하더라”고 상황을 알렸다.
전세만기 재계약은 대거 몰려오는데 강남권에서는 재건축 이주까지 겹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다음 달이면 6600가구 규모의 서울 가락동 시영아파트가 이주를 시작한다. 10월에는 강동구 고덕동 주공4단지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등 1837가구가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가락동 현대공인 대표는 “재건축 이주에 가격이 맞는 전세물건은 이미 동이 났다”면서 “어차피 세입자는 그 전세금보증금으로 일대에서 전셋집 얻기 힘들기 때문에 좀 멀리 나가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주물량 급감, 정든 집 떠나야하는 전세난민
세입자의 대규모 전세만기일의 다가오고 재건축 이주 수요는 쏟아져 나오는데 반해 당장 들어가 살 수 있는 서울시내 입주 아파트는 급감하고 있어 수도권 외곽으로 떠밀려나는 전세난민은 다시 사회적 문제가 될 전망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1월~오는 8월까지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8899가구로 2만1571가구가 입주한 전년동기에 비해 58.7%나 급감한다. 특히 최근 4개월동안 서울 입주 아파트는 월평균 1000가구가 되지 못하며, 8월에는 443가구에 불과하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강남 전셋값 상승은 1300가구 이상 되는 청실아파트 재건축 이주 영향이 컸다” 며 “현재 강남3구 전세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앞으로 전세계약 만기 건수가 급증해 전셋값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셋집 찾기가 어려울 것이란 불안감에 미리 집주인과 협의해 계약을 연장하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양천구 목동공인 관계자는 “최근 조정되고 있긴 하지만 이미 전세금이 많이 올라있는 상태로 앞으로 더 올라갈 여력이 그리 많지 않다”며 “집주인도 새로운 세입자 들이기가 불편하고, 어차피 학군따라 온 세입자들은 나갈 때도 아니고 반전세든 뭐든 재계약을 약속받은 집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