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6월 말 당직선거를 통해 7월8일 2기 지도부 출범식을 갖는 통합진보당 대표 쟁탈전이 3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오는 17일과 18일 실시되는 후보 등록을 앞두고 당원명부 정리가 한창인 통합진보당 내부에서는 혁신비대위를 중심으로 한 쇄신파, 절치부심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구 당권파, 중립을 표방하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연합에서 각각 후보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당권재탈환을 노리고 있는 구 당권파에서는 당원비대위 위원장을 자처하고 있는 오병윤 의원을 유력한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오 의원이 당 대표로, 재선의 김선동 의원이 원내대표로 나서 중앙당과 원내를 장악하게 되면 혁신비대위가 추진하고 있는 이석기·김재연 의원 등에 대한 제명안도 철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에 쇄신파에서는 구 당권파가 당권을 잡기 위해 출마하는 것 자체를 '당의 정치적 자살'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내세울 후보가 마땅치 않아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대 국회의원으로 돌아온 노회찬 의원은 당의 부정경선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형편이지만, 삼성 X파일 관련 대법원 판결이 남았다는 점이 걸린다.
모두 열어놓고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겠다는 심상정 전 공동대표의 경우에는 노 의원과 달리 과도기 지도부로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할 수 있어 문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민노당 출신 비주류측 인물이 출마하는 모양새지만 경기동부연합이 이정희 전 공동대표를 키우려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마땅한 얼굴이 보이지 않아 고민이다.
이로 인해 쇄신파에서는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조승수 전 의원, 천호선 전 대변인 등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후보군에 올라있지만 결정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한편 구 당권파와의 접촉설이 나돌았던 부산·울산·경남연합에서는 강병기 전 경남정무부지사를 당 대표에 내기로 했다.
비교적 중립을 표방하며 쇄신파와 구 당권파의 대립을 염려하는 입장을 취해 온 부·울·경에서는 당직선거에서 패배하는 계파가 집단탈당을 하는 등의 분당 상황을 우려해 강 전 부지사를 미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통합진보당 차기 당권경쟁은 혁신을 외치는 쇄신파와 이석기·김재연 지키기의 구 당권파, 중립을 자처하는 부·울·경의 3파전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 당권파가 후보를 내지 않고 부·울·경과 연대해 강 전 부지사를 밀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기에는 당 대표를 하는 것보다 혁신비대위에서 단행한 고위 당직인선을 되돌려 실무와 재정을 장악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라는 구 당권파의 셈법이 깔려 있다.
아니면 1차득표가 과반이 넘지 않을 경우 결선투표를 실시하는 당규를 활용, 구 당권파와 부·울·경에서 각자 후보를 출마시키되 2차투표에서는 단일후보를 밀어 당권을 잡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통합진보당 차기 지도부 경쟁이 3파전 국면으로 흐르면서 결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각 정파의 출마자 윤곽은 오는 18일에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