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Back-to-Basics. 기본으로 돌아가자.”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삼성의 기본 원칙이다.
삼성 사장단은 20일 그룹의 싱크탱크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으로부터 최근 경제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정 소장은 “4월 이후 유럽경제 불안이 커지면서 세계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고, 그 여파로 국내경제 역시 활력이 저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로존 전체가 마이너스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위기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각 국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먼저 그리스의 경우 2차 총선결과 신민당 승리로 유로존 탈퇴 및 디폴드 등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고 분석했다. 스페인은 뱅크런 증가에 따른 은행 부실 우려로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탈리아 역시 국가 채무가 과다한 상황에 직면했다.
정 소장은 “종합적으로 유로존은 현재의 불안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현 위기가 진정되기도, 그렇다고 최악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또 “중국은 유로존 불안으로 수출이 하락하고, 금융 긴축에 따른 내수 둔화로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낮은 8.1%를 기록했다”면서 “그러나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으로 비교적 연착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신흥국 대표인 인도와 브라질도 경제성장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장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수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그러면서 현 위기가 기업에 주는 시사점으로 “리스크와 함께 생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면서 “일시적이거나 국지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세계적 현상이다. 거시적 관점에서 근본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대응의 기본 원칙은 ‘Back-to-Basics’, 즉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악화된 환경에서도 경쟁력 있는 기업은 생존한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내부적으로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기술유출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열을 가다듬는 한편 임직원간 소통 강화를 통해 기업이 갖는 핵심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요지였다.
삼성은 이날 정 소장의 제언을 토대로 각 계열사별로 위기상황에 대비한 대응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핵심은 결국 경쟁력 제고로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최지성 신임 미래전략실장은 취임 이후 두 번째로 사장단 회의를 주재했으나 별도의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