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이달 22일은 한·미 FTA가 발효된 지 딱 100일이 되는 날이다. FTA로 인한 장바구니 물가는 어떻게 변했을까?
농산물과 가공식품 등 장바구니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대부분의 품목이 소폭 인하되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인 상태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한·미 FTA로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품목보다는 10~15년 장기간 점진적으로 철폐되는 품목이 많아 소비자들의 기대만큼 인하폭이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 한·미FTA가 발효되기 이전과 현재 가격(21일 기준)을 비교했을 때 오렌지, 체리 등 농산물의 인하폭이 가장 컸다. 치즈, 마가린 등 유제품과 스낵 등 가공식품, 주스류는 소폭 인하됐고 맥주와 위스키는 변동이 없었다.
체리와 오렌지는 국내 수입량의 약 80%를 미국에서 들여오는데 FTA로 24%의 관세가 발효 즉시 철폐됐다.
오렌지(네이블)는 10개 들이 1팩 가격이 기존 1만1046원에서 9102원으로 17.6%, 체리(레드글러브)는 한 팩(100g)이 3080원에서 1596원으로 48.2% 가격이 인하됐다.
치즈, 마가린 등 유제품은 평균 1.5~2.0%가량 가격이 인하돼 아이들이 간식으로 즐겨먹는 미국산 벨비타 슬라이스 치즈의 경우 6750원에서 6600원으로 2.2% 내렸다.
오렌지주스, 포도주스의 경우
농심(004370) 웰치스 오렌지주스와 포도주스의 가격이 각각 8.6% 인하됐고, 서울우유 아침에주스 가격도 6.7% 내렸다.
미국산 주스 원액은 약 50%의 관세가 철폐됐지만 대부분 원액을 수입해 국내에서 완제품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실제적인 관세 인하 폭은 8% 정도다.
주류의 경우 와인은 10~13%가량 가격이 인하됐지만 위스키나, 맥주는 가격 변동이 없었다.
미국산 와인 로버트몬다비의 경우 기존 7만8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11.5% 가격인 내렸지만 30%에서 25.7%로 관세가 인하된 밀러 병맥주는 가격 변동이 없었다.
특히 수입 병맥주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가격 변동이 없어 소비자들로서는 FTA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고기는 관세가 기존 40%에서 37.3%로 내려가 하락 정도가 미미하지만 작년 미국에 가뭄 등 이상기온으로 인해 사육두수가 감소하면서 산지가격은 전년 대비 10% 가량 오른 상태다.
하지만 국내 판매 가격은 변동이 없었으며 지난달 광우병 논란으로 전년 보다 판매량은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