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말 많고 탈 많았던 FTA 성과 살펴보니

입력 : 2012-06-21 오후 8:49:5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앵커: 내일이면 한미 FTA가 발효된 지 100일, 다음 달 1일이면 한·EU FTA가 발효된 지 1주년을 맞게 됩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오늘 '한·미, 한·EU FTA 활용성과'를 발표했는데요.
점검 결과 "두 FTA가 유럽 재정위기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기대했던 만큼의 FTA 체결 효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은데요.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한미, 한EU FTA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 박진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박 기자, 오늘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FTA 활용성과를 발표했어요.
일단 성적표는 나빠보이지 않은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지난 3월 15일에 발효된 한미FTA는 내일로 100일째를 맞이하고, 한EU FTA도 작년 7월 1일에 발효돼 다음달 1일이면 1년이 되는데요.
정부의 FTA 활용성과 결과를 보면 일단은 '긍정적이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아직까지는 기대했던 만큼의 FTA 효과가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큰 틀에서 살펴보면 수출과 수입, 투자, 소비자 가격 등 주요 지표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정부 측에서는 "두 FTA가 유럽 재정위기 등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며 긍정적 평가를 내렸는데요.
또 외신과 국제기구 등에서도 한국의 FTA 추진을 호의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성적표를 살펴보니까 수출입 부문에서는 한EU FTA와 한미 FTA의 성과가 서로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어떤가요?
 
기자:네, 요약하자면 한미 FTA 발효 이후 대미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었습니다.
반면 한EU FTA 발효 이후 EU수출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줄었고, 수입은 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미 FTA로 대미 수출은 자동차, 부품, 석유제품 등에서 16.8% 증가해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했는데요.
대미 수입은 전체적으로 6.3% 감소했지만 한·미 FTA 협정관세를 적용받는 사료나 오렌지 등 식료품 수입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한EU FTA 이후 유럽 수출은 재정위기 여파로 12.1%나 줄었는데요.
발주량이 많이 줄어든 선박 수출이 많이 감소한 탓입니다.
유럽으로부터의 수입은 13.5% 증가했는데요. 유럽산으로 거래선을 다변화한 원유와 석유제품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 비해 FTA 혜택 품목과 비혜택품목간의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네. 또 눈에 띄는 점이 투자 부문인데, FTA 이후 미국이나 유럽으로부터 공장설립 등 투자가 많이 증가했네요.
 
기자: 네,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특히 신규 공장을 짓거나 사업장을 설립하는 것을 뜻하는 '그린필드형 투자'가 많이 늘었는데요.
모두 FTA 효과로 보기는 어려우나 일정부문 FTA 발효가 투자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살펴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외국인 투자유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1% 증가했고 FTA로 인한 투자여건 개선 등으로 고용창출에 효과가 있는 그린필드형 투자는 295% 증가했습니다.
한EU FTA 발효 이후에는 외국인 투자유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 그린필드 투자는 42% 증가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럼 FTA로 인한 소비자가격은 좀 하락했나요? 국민들이 체감하기 가장 밀접한 부분인데 저는 그다지 FTA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 인하를 별로 체감하지 못했는데..유통마진으로 폭리를 취하는 유통 구조로 가격이 되려 오른 경우도 있다죠?
 
기자: 네, 아마 국민들이 가장 관심있고, 민감하게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일텐데요.
일단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된 수입 제품 중에서 소비량이 많고 인지도가 높은 품목 22개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15개 품목의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2개 품목은 유럽산 9개와 미국산 13개로 선정됐는데요.
유럽산 9개 중에서는 전기다리미, 유모차 등 6개 품목의 가격이 평균 12.02% 떨어졌고,
미국산 13개 품목 중에서는 오렌지나 체리 등 9개 품목의 가격이 평균 14.64%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품목의 경우, 가격 변동이 없거나 상승한 품목도 있었는데요.
전동칫솔의 경우 제품사양 업그레이드와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지난해 6월 14만8000원이던 소비자가격이 지난해 11월에는 15만9000원으로 올랐습니다.
또 유럽산 전기다리미와 프라이팬, 위스키의 경우에도 수입, 유통업체들이 챙기는 유통마진이 워낙 높아 수입 원가보다 오히려 비쌌는데요.
유럽산 전기다리미의 경우 유통수익률이 129.6%에 달해 국내 소비자가격이 유럽 현지에서 팔리는 가격보다 더 높았고요.
유럽산 프라이팬과 위스키도 유통업체들의 독점적 유통 구조로 인해 수입원가보다 각각 평균 2.9배, 5.1배나 높았습니다.
결국 정부 차원에서 유통망 문제에 적극 개입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지 국민들이 FTA 체결로 인한 관세 인하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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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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