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22일은 한국과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지 꼭 100일 되는 날이다.
하지만 지난 3월15일 발효를 앞둔 당시 각 산업별로 수익전망을 내놓으며 떠들썩했던 것과 달리 100일 잔치를 맞는 분위기는 당시와 비교할수도 없을만큼 차분하다.
기대와 달리 100일을 갓 지난 시점에서 아직 득실을 따지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FTA 발효를 앞두고 국내 증시 전문가들과 연구기관들은 자동차 부품과 정보기술(IT), 섬유업종 등에서는 수혜를, 농수산업과 제약, 바이오업종은 부진을 전망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1일 한미간 FTA 발효 이후 수출실적을 분석한 결과 대미 수출은 사상 최대인 59억3000만달러로 전년 3월대비 8.4% 늘어났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수출이 전년대비 2.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FTA효과가 반영된 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단순 대미수출 증가세를 FTA 발효 효과로 판단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자동차 부문 담당연구원은 "발효즉시 8%의 관세가 즉시 철폐된 자동차 부품이 줄어든 관세만큼 가격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미국시장에서의 입찰과정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입찰과정이후 매출로 잡히기 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적절한 수혜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 현지에 진출해있는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에 대한 납품 규모가 대부분이기에 실제 관세혜택은 이미 완성차업체와의 입찰과정에서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혜택으로 평가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납품 계약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실제 효과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정보기술(IT) 분야도 FTA의 수혜를 기대할 순 있지만 '결정적'으로 평가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무관세가 적용되는 IT가 타 업종에 비해 수혜가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원래 가전은 적용관세가 1~2%, 휴대폰은 5%로 큰 혜택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시장에서 가장 큰 경쟁자였던 일본이 주춤한 데 이어 미국도 애플을 빼고는 한국의 스마트폰이나 TV에 대항할 제품이 없는 상황이라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