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KB금융(105560)지주가
우리금융(053000)지주 인수·합병(M&A)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병덕 KB국민은행장은 최근 박병권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우리금융 인수와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지만, 모두가 찬성한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수도 있지 않느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행장의 발언과 관련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상생발전을 위한 소통강화 차원에서 노조측을 만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리금융 인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의견을 물어본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행장이 원칙 수준에서 한 말이 와전된 것 같다"며 "우리금융 인수는 지주사가 의사를 결정하는 사안이지 자회사인 행장이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며 인수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노조 위원장이 행장을 면담한 것은 우리금융 인수에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행장이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이해득실도 검토해볼 수 있지 않냐'며 원론적인 수준에서 말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도 "지난주 국민은행 노조가 인수·합병 반대에 대해 먼저 요청이 와서 지난주에 공동으로 합병을 반대한다고 발표했다"며 "이런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KB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입장이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어 회장의 입장 변화 움직임은 과거 발언을 통해 이미 감지됐다.
지난 4월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KB최고 경영자 클럽 정기세미나'에서 어 회장은 "우리가 어떻게 (우리금융지주)를 살 수 있냐, 10조원이 어디 있냐"며 "인수전 참여를 고민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인수 불가에 대한 입장은 지난 5월1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서 열린 'KB꿈나무마을 사랑만들기' 행사에서도 재차 확인됐다.
그러나 우리금융 인수 불가라는 어 회장의 단호한 입장이 지난달 말부터 다소 유연하게 바뀌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난달 24일 열린 'KB금융자산관리 페스티발' 행사에서 어 회장은 "아직까지 정부에서 (우리금융을) 구체적으로 팔겠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고, 내용도 모른다"면서도 "정부의 입장이 나온 후에 기존 KB금융지주 주주의 이익이 극대화 된다고 하면.."이라고 말을 흐렸다.
이처럼 어 회장의 심경 변화와 함께 민 행장의 이번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 인수전에 나서기에 앞서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