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부동산 시장은 일본처럼 장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며 재차 연착륙 방안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연합을 비롯한 시민단체는 “정부와 재계가 지난 10년 동안 연착륙 방안이라는 명분으로 부동산 시장 거품을 떠받치고 있다”면서 규제완화 일색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한상의가 26일 개최한 ‘부동산시장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는 국토해양부, 대한건설협회 등 각계 부동산 전문가들이 모인 열띤 토론장이었다.
이날 최희갑 아주대 교수는 “1980년대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주도로 형성된 일본의 부동산 버블은 90년대 들어 정부의 규제 강화와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붕괴됐다”며 “우리나라는 부동산 투자가 가계 위주로 이뤄졌고, 장기간 유지해 온 금융대출 규제로 집값 거품이 크지 않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해서는 집값 급락에 대한 시중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인구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업 주도로 이뤄진 거품보다 가계부채로 이뤄진 거품이 더욱 무섭다는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이미 증명됐다"면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등을 감안했을 때 거품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며 부동산 거품의 뇌관을 모두 가계가 짊어지고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 시장 전망 관련해 “수도권은 약보합세를 보이고 지방은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며 “하반기 부동산 경기 반등 여부는 부동산 규제완화 법안의 국회 통과 여부와 12월 대선공약 등 정치적 변수, 그리고 유럽 재정위기 등의 거시경제 요인들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이어 “수도권 주택거래 정상화를 위해 5.10부동산 대책에 취득세·양도세 감면, 수도권 준공후미분양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 등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같은 시장 연착륙 방안이 주택 실수요자보다는 다주택자나 건설사들에게만 수혜가 돌아가는 편향적인 부양책이라는 반론 또한 여전한 상황이다.
특히 수도권 내 준공후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제혜택의 경우 수급 조절이 실패한 건설사들에 대한 ‘민원 들어주기‘에 불과하고, 사실상 시장 논리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김성달 경실련 부동산감시팀장은 “아파트 거품 논쟁이 시작된 지 10년이 지났는데 정부는 줄곧 부동산 연착륙만 주장하고 있다”며 “문제는 대부분의 연착륙 방안이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으로 기존의 부동산 버블을 지탱하는 정책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