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질적 악화 `심각`..2금융 신청 경매 속출

대부업체 경매 신청 건수도 증가세

입력 : 2012-07-04 오전 9:15:39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가계대출이 질적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자가 높은 2금융권이나 사금융권 등에서 대출을 받았다가 원리금을 내지 못해 대법원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가 1금융권 채권자에 의해 경매되는 것보다 많아지고 있다.
 
4일 법원경매정보 전문기업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금융기관에 의해 경매 청구돼 올 2분기 전국 법원에 나온 아파트 신건은 1분기(2226개) 대비 13.79%(307개) 증가한 2533개로 집계됐다.
 
금융기관 분류별로 보면 1금융권에서 경매 청구한 아파트 신건 수는 1분기 1050개에서 2분기 1192개로 13.52%(142개) 늘었다. 같은 기간 2금융권에서 청구한 아파트 신건 수는 1176개에서 1341개로 14.03%(165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결과는 2금융권에 의해 경매 청구된 아파트 신건이 지난 2010년부터 1금융권보다 더 많아진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1금융권의 아파트 경매청구 건은 2007년 6229건, 2008년 4800건을 기록한 데 이어 국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6495건으로 고점을 찍으며 2금융권 경매청구 건수를 압도했다. 그러나 2010년 5667건으로 역전을 허용한 후 2011년 5096건으로 떨어지며 자리를 내줬다.
 
반면 2금융권 청구를 통해 경매된 아파트 신건 수는 2007년 4308건, 2008년 4417건, 2009년 6056건으로 1금융권 대비 적었으나 2010년 들어 5681건을 기록하며 1금융권 청구 건수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1금융권보다 많은 5227건을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들어 1금융권이 경매 청구해 경매장에 나온 아파트 신건은 2242건. 반면 2금융권에서 경매 청구한 아파트 신건은 이보다 12.27%(275건) 많은 2517건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 보면 2금융권 중에서도 경매 청구한 아파트 신건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저축은행이었다. 저축은행이 경매 청구한 올 상반기 아파트 신건은 830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새마을금고 561개, 캐피탈 337개, 보험회사 362개, 신용협동조합 265개 순이었다.
 
이처럼 2금융권이 경매 청구한 아파트 신건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가계대출의 질적 측면이 악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기 침체로 돈이 필요하지만 시중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높은 이자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를 담보로 2금융권 자금을 빌려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사금융으로 분류되는 대부업체가 경매를 청구한 아파트 신건 수 역시 증가세에 있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채권자가 대부업체인 아파트 신건의 경우 2007년에는 한 건도 없었지만 지난해 들어 7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10건이 더 나왔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2금융권 자금도 빌릴 수 없는 이들은 자연히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결국 더 높아진 이자를 감당치 못해 자신이 살던 아파트를 부동산경매사이트에서 발견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정 팀장은 “특히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는 최근 추세를 고려할 때 가계대출의 질적 악화는 차후 경제 위기가 발생할 경우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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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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