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정부가 전세난의 원인이자 주택거래 실종의 원인으로 시장에서 지목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대규모 공급을 강행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비난이 강하게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위험수위를 넘어서자 금융당국이 나서 금융사들을 상대로 대출규제를 압박하고 일반 거래시장의 DTI(총부채상환비율)를 풀지 않으면서 보금자리주택은 대출받아 청약을 하라는 듯 분양을 압박하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이 시세보다 저렴하다고는 해도 수억원에 달하는 주택구입 자금을 대출없이 분양받을 수 있는 수요자는 거의 없기 때문에 대출규제 해소가 수요자들에게는 절실한 상황.
◇비난 쏟아져도 보금자리주택 강행
국토해양부의 ‘2012년 주택종합계획’에 따르면 올해 안에 보금자리주택 15만 가구를 승인할 계획이며, 이 중 5만5000가구를 분양주택으로 공급키로 했다.
실제 국토부는 3일 소규모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지로 발표한 서울 오금, 신정4지구를 보금자리지구로 최종 확정했다.
또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땅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개발하는 ‘민간제안형’ 보금자리주택사업을 추진하며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5.10부동산대책에서는 보금자리주택의 전매제한과 의무거주기간까지 대폭 완화해 청약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향후 공급될 5차 보금자리주택은 범강남권에 속하는 서울 강동구와 경기 과천시에서 나올 예정이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전세시장 불안과 주택시장 침체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보금자리주택 공급은 큰 흔들림없이 강행되고 있다.
가온AMC 이정찬 대표는 "알짜 보금자리주택을 잡기 위해 내집 마련을 미루고 전세로 눌러 앉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취지대로라면 장기적으로 다른 평가가 내려지겠지만 현 시점에서 시장에 교란을 불러왔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수억원 보금자리주택 대출없이 살 사람 얼마나?
지난 2일부터 입주자모집에 나선 보금자리주택 하남미사지구의 총 분양가는 평형에 따라 2억~3억5000만원 정도. 앞서 분양했던 위례신도시는 2억6000만~4억50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별공급에만 적용됐던 소득ㆍ자산 기준이 전용면적 60㎡ 이하 신청자에게 모두 적용되고 있다.
현재 소득 기준은 전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00%(맞벌이는 120%)로 작년 기준 3인 가구는 425만원, 4인 가구는 472만원이다.
월 400~500만원 소득을 가진 무주택자에게 수억원 보금자리주택은 부담스럽다. 분양받기 위해서는 대출이 꼭 필요한 것이다.
서울디지털대학교 김준환 교수는 “주택 가격 안정과 공급 확충이라는 보금자리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하지만 거래 실종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의 요구(DTI 해제)에 대해 가계 부채를 핑계로 거부하면서도 수억원짜리 보금자리는 끊임없이 분양하는 것은 사회적 공감을 형성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